증권사들이 해외주식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새로운 수익원으로 판단해 전문가를 영입하고, 직원들 업무 평가에도 관련 성과를 반영하는 곳이 늘고 있다. 국내 주식매매(브로커리지) 부문에서 경쟁이 치열해지자 대안으로 해외주식 부문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돈 되는' 해외주식 키우는 증권사들
◆직원 평가도 해외주식 성과로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는 올해부터 프라이빗뱅커(PB)의 평가지표에 해외주식 부문(거래 고객 수, 자산 규모)을 추가했다. 해외주식을 투자자들에게 많이 알리고, 투자를 받는 것이 평가지표가 됐다. 해외 리서치도 강화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비정기적으로 내놓던 해외 투자 가이드북을 지난 1월부터 매월 발간하고 있다. 분석 지역도 미국 인도네시아 베트남에서 유럽 중국 등이 추가됐다.

NH투자증권도 올해 초 해외상품부를 글로벌주식부로 바꾸고 투자정보 기능을 추가했다. 세계 시황과 종목을 분석하는 전담 애널리스트 3명도 채용했다.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중국은 전문가 2명을 따로 뽑았다. KB증권은 해외주식전문 PB를 3명 영입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해외기업 분석 자료도 발간한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달 17일부터 즉시매매 서비스를 도입해 매매에 걸리는 시간을 3~4일에서 당일로 줄였다. 삼성증권은 올해부터 증권업계에서 처음으로 통합증거금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해외주식을 사기 전에 그 나라 통화로 환전하지 않아도 바로 주문이 가능하다. 한국투자증권은 투자자를 대상으로 양도소득세 대행 신고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나금융투자는 오는 7월부터 베트남 중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환율·세금·수수료 비교해야

증권사들은 해외주식을 새로운 ‘먹거리’로 보고 있다. 국내 주식은 무료 수수료가 대세로 굳어지는 등 경쟁이 치열하다. 반면 해외주식은 국가마다 차이가 있지만 거래 금액에 따라 평균 0.2~0.5% 거래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 원화를 현지 통화로 바꾸는 데 따른 환전수수료도 증권사 몫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국 주식매매보다 0.3~0.4%포인트 이상의 추가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주식 투자자도 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외화 주식 보관규모는 117억달러(약 12조5892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했다. 김을규 미래에셋대우 글로벌주식본부장은 “주식 투자를 할 때 국내주식과 해외주식을 구분하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며 “수익성과 기업의 성장 가능성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외투자는 주의해야 할 것도 많다. 상대적으로 거래 수수료가 높을 뿐 아니라 환율 변동으로 손해를 볼 수 있다. 또 국내 주식과 달리 해외 주식투자로 남긴 수익이 연간 250만원을 넘으면 초과 부분에 대해 22%의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양도소득세는 투자한 국가나 종목 수와 상관없이 한 개인이 1년간 해외주식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을 기준으로 매겨진다. 270만원의 수익을 냈다면 20만원에 대해 세금을 낸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