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회사채가 검찰 조사와 관세청 압수수색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개인투자자들로부터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지난달 11일 발행한 78회 채권은 최근 액면 1만원당 1만100원 안팎에 거래됐다. 발행 보름여 만에 시가가 1% 정도 상승했다. 2년 만기로 발행한 이 채권은 액면금액의 연 4.04%에 해당하는 연간 이자를 매 분기 쪼개 지급하고 있다. 시중은행 정기예금 이자의 두 배를 웃돈다.

거래대금도 회사채 발행기업 가운데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발행한 미상환 공모 회사채 5종의 거래대금은 지난 4월 한 달 동안 약 331억원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전체 일반회사채 2284억원의 15%에 해당한다. 국내 상장 회사채 전체 종목 수가 1만여 종, 발행 잔액이 240조원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비중이다.

증권가에선 개인들이 △뛰어난 브랜드 인지도 △짧은 만기 △높은 금리를 채권 선택의 핵심 잣대로 삼는 성향 때문에 최근 평판 악화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대한항공 회사채를 사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년 전부터 대한항공 회사채 투자를 기피해온 기관투자가들의 태도와도 대조적이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