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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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는 1일 코스닥 벤처펀드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공·사모 펀드의 균형 발전을 꾀하는 코스닥 벤처펀드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코스닥 벤처펀드 균형 성장 방안에는 ▷공모펀드에 불리한 공모주 배정 방식 보완을 위한 별도의 배정기준 마련 ▷사모펀드에 대한 장기투자 유도 ▷운용규제 개선 ▷신속한 추가 펀드조성 지원 ▷공모주 신청물량 제한 관행 폐지 등의 내용이 담겼다.

코스닥 벤처펀드는 300만원 한도에서 투자금 10%를 소득공제 해주는 세제혜택을 받는 '벤처기업투자신탁'에 코스닥 공모주 30%를 우선 배정하는 펀드다. 소득공제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코스닥 벤처기업 등에 자산의 50% 이상을 투자해야하며, 코스닥 신규 기업공개(IPO) 기업의 공모주 물량 중 30%는 벤처기업 투자신탁에 배정한다.

코스닥벤처펀드는 세제혜택과 공모주 우선배정 등의 혜택에 힘입어 지난달 5일 출시된 이래 26일까지 총 1조9469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그러나 시장 일각에서 코스닥 벤처펀드가 코스닥 시장 활성화와 거리가 먼 비상장기업·벤처기업의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에 주로 투자한다고 지적한다.

또 사모펀드의 비중이 높아 코스닥 공모주 우선배정 혜택이 사모펀드 중심으로 제공될 수 있으며 공모펀드가 무등급 CB, BW를 편입할 수 없어 사모펀드에 비해 운용규제를 충족하기 어렵고 펀드 규모 증가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열린 코스닥 벤처펀드 간담회 모두발언을 통해 "코스닥 벤처펀드에서 사모펀드 위주의 경향이 지속될 경우 국민에게 새로운 투자기회를 제공하고 혁신·벤처기업에 대해 모험자본을 공급한다는 도입 취지가 퇴색할 가능성이 있다"며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간담회에는 공·사모 운용사 6개사와 판매사 2개사가 참석했다.

김 부위원장은 "금융위원회는 비상장기업, 벤처기업 등 초기투자에 적합한 사모펀드는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중심의 비상장단계 초기투자에 보다 특화하고 투자자 보호 필요성의 큰 공모펀드의 경우 공모주 중심의 상장 주식에 보다 원활히 투자할 수 있도록해 공모 코스닥 벤처펀드와 사모 코스닥 벤처펀드간 균형 발전과 역할 분담을 도모해 나가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김 부위원장은 "우선 대형펀드에 불리한 공모주 배정 방식을 보완하기 위해 펀드 순자산 규모를 고려해 공모주가 배정되도록 별도의 공모주 배정기준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펀드 조성규모를 고려하지 않는 현행 배정방식은 소규모·사모펀드에 유리해 소규모 펀드 조성유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금융위는 펀드 순자산 규모를 고려해 배정하는 별도의 공모주 배정기준을 마련해 대형펀드에 불리한 운영규제를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다른 조건이 동일할 경우 주관사 재량으로 공모펀드에 최대 10%의 추가 물량을 배정하는 것도 허용된다.

금융위는 공모펀드의 수익률 제고를 위해 공모주 신청물량 제한 관행 등도 개선한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공모펀드는 단일종목에 대해 순자산의 10% 이내에서 투자가 가능해 공모주 청약의 경우에도 동일규모의 제한을 받는 반면 사모펀드에 대한 제한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 같은 불공정 경쟁을 없애기 위해 공모주 신청물량에 대한 순자산 10% 이내의 청약 제한을 폐지한다. 단, 신청물량 관행 개선은 공모펀드의 단일종목 취급한도 및 사전 자산배분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로 제한된다.

김 부위원장은 이와 함께 사모펀드의 장기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1년6개월 등 일정기간 이상의 장기 투자에 한해 공모주가 배정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1년 내 펀드를 청산하는 경우 불성실 기관투자자로 지정하고 장기 투자에 한해 공모주를 우선 배정해 부작용을 방지한다.

이 외에도 금융위는 적격기관투자자(QIB)에 등록된 무등급 CB, BW 등 채권에 대해 신용등급 평가가 없더라도 공모펀드 편입을 허용케 하고 신속하게 추가 펀드를 조성할 수 있도록 신고서 효력발생 기간을 15일에서 7일로 단축한다.

금융위는 향후 코스닥 벤처펀드 출시 후 첫 공모주 청약에 새로운 공모주 배정방식이 적용될 수 있도록 인수업무 규정을 개정하고 인수업무 규정개정 이외의 사항은 신속하게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김 부위원장은 "앞으로도 금융위는 코스닥 벤처펀드 활성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제도 개선 필요성을 점검하는 등 정책적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자료=금융위원회
자료=금융위원회
김소현 한경닷컴 기자 ks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