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쪼개팔기' 막는 규정이
사모형 설정 위축시킬까 우려
‘사모형’ 코스닥 벤처펀드 운용사들이 이른바 ‘미래에셋 방지법’의 5월 시행을 앞두고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이 법의 적용 범위에 따라 1조원 이상 자금을 쓸어담고 있는 사모형 코스닥 벤처펀드의 추가 설정에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 방지법은 공모 규제를 피하려고 사실상 같은 증권을 여러 개의 사모펀드로 쪼개 파는 행위를 막기 위해 도입된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이다.

29일 운용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5월1일 미래에셋 방지법 시행을 앞두고 사모펀드 설정·운용 시 유의사항을 담은 공문을 지난주 운용사들에 보냈다. 사실상 동일한 증권 발행으로 6개월 이내에 여러 개의 사모펀드(일명 시리즈펀드)를 설정할 수 없게 된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금융당국은 사실상 동일한 증권 발행의 기준을 △자금조달 계획의 동일성 △발행 시기의 근접성(6개월 이내) △발행 증권의 동일성 △대가의 동일성 등으로 판단하기로 했다. 이 시행령 개정안은 2016년 미래에셋대우가 15개 특수목적법인(SPC)을 이용해 베트남 랜드마크72빌딩 관련 자산유동화증권(ABS) 상품을 771명에게 팔아 문제를 일으키면서 생겨났다. 사실상 공모펀드지만 투자자 49명 이하 사모펀드 형태로 ‘위장’한 게 문제가 됐다.

운용업계에선 이 잣대가 코스닥 벤처펀드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코스닥 벤처펀드를 ‘국민펀드’로 키우겠다는 원래 의도와 달리 자산가 위주의 ‘사모형’ 상품만 쏟아지면서 금융당국이 미래에셋 방지법을 사모형 코스닥 벤처펀드에 확대 적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업계의 우려다. 한 운용사 대표는 “코스닥 벤처펀드 사모형은 공모형처럼 장내에서 코스닥 주식을 사지 않고, 전체 자산의 50%를 전환사채(CB) 등 메자닌으로 담는 전략을 쓰고 있어 감독 방향에 따라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모 운용사들은 금융투자협회를 통해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요청했지만 금감원은 묵묵부답이다. 공식 공문에서도 “사후적으로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사례별로 판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모형 코스닥 벤처펀드는 운용전략이 같아도 편입 대상만 다르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동일한 증권을 담았는지는 상식적으로 판단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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