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뉴욕 증시에 충격 줄 건 10년물 아닌 2년물 금리"
‘주식 투자자에게 가장 무서운 건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아니라 2년물 수익율이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연 3%대에 안착하면서 우려가 깊어지는 가운데, 월스트리트에서 실제 증시에 충격을 줄 수 있는 건 10년물보다 훨씬 더 상승세가 가파른 2년물 금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오후 3시(현지시간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4.3bp 오른 3.026%에서 거래됐다. 2013년 12월 31일 이후 최고치다. 지난해 말에는 2.411%였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2.2bp 오른 2.488%에서 움직였다. 2008년 8월 이후 가장 높다. 지난해 말 1.891%였다. 2년물 국채 금리가 더 오르면서 10년과 2년물 채권의 수익률 차이는 지난해 말 125bp에서 이날 53.8bp로 줄었다.

피터 치르 아카데미증권 거시전략 헤드는 “10년물 수익률이 주목받고 있지만, 더 문제가 되는 건 급등하는 단기채 수익률”이라며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인 채권으로 돈을 옮겨 투자하면서도 고배당주 수준의 수익을 올릴 수있다”고 말했다.

데이터트랙의 닉 콜라스는 “2년물 채권이 10년만에 처음으로 합리적이고 안전한 수익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가장 걱정하는 건 10년물 금리가 아니라 2년물 수익률”이라고 지적했다. 데이터트랙에 따르면 2년물 금리 2.5%는 자금을 주식에서 채권으로 옮기기 위한 충분한 옵션을 제공한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향후 2년간 3% 이상 오를 수도 있지만, 내릴 위험도 크다. 하지만 2년물 채권은 안전하며 수수료도 없이 2.5%를 보장한다. 적어도 2% 이하에 머물고 있는 인플레이션보다 높은 수익률을 준다.

미국의 상장지주펀드(ETF)의 자금 흐름이 이를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XTF닷컴에 따르면 지난 한 달 간 미국 주식 ETF에서는 총 8억6800만 달러가 빠져나갔다. 하지만 그 기간 3년 미만의 단기 채권에 투자하는 ETF에는 52억 달러가 유입됐다. 이보다 만기가 긴 채권에 투자하는 ETF에는 15억달러가 들어왔다.

2년물 국채 금리가 그동안 10년물보다 더 가파르게 올랐던 건 세가지 이유에서다.

먼저 미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해 최소 3번 인상할 것으로 보이면서 정책금리에 민감한 단기물이 먼저 올랐다. 또 미 재무부가 올들어 단기채 발행을 대폭 늘렸다. 지난 양적완화(QE) 기간 동안 장기물을 주로 발행하면서 듀레이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올 1월부터 세제 개혁을 통해 세원잠식세(BEAT)를 도입하면서 해외에 보내는 이자 등에 대한 세금을 신설하면서 뉴욕의 해외 은행 지점들이 본점에서 돈을 빌리는 대신, 미국 채권시장에서 단기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