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규희 NH아문디운용 사장 "운용 규모 30兆→50兆로 불릴 것"
“유럽 1위 자산운용사인 아문디와 협력해 주목할 만한 해외 투자처를 발굴하겠습니다. 현재 30조원인 운용 규모를 2020년까지 50조원으로 불리는 게 목표입니다.”

박규희 NH아문디자산운용 사장(사진)은 인터뷰 내내 해외 투자와 대체 투자를 회사의 미래 먹거리로 꼽았다. 은행 보험 증권 등 NH 계열사의 든든한 ‘실탄’과 아문디자산운용의 해외 리서치 역량을 결합하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2015년 말 대체투자시장에 뛰어들었다. 사업 초기인 만큼 그동안 주로 국내 투자에 집중했다. 서울 여의도 파크원, 영등포 타임스퀘어 오피스동, 유안타증권 사옥 등에 2조원을 투자했다. 박 사장은 “올해는 대체 투자를 7000억원 이상 늘릴 것”이라며 “해외 부동산과 인프라 투자에 강점이 있는 아문디와 협력해 투자처를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4조5000억원 수준인 해외 투자 규모도 키우겠다는 각오다. NH아문디의 해외 투자액은 올 들어서만 1조1000억원 늘었다. 박 사장은 “지난달 프랑스 파리의 아문디 본사를 방문해 해외채권, 상장지수펀드(ETF) 자문 포트폴리오 등 다양한 영역에서 소통을 강화하기로 했다”며 “지난 20일 출시한 4차 산업혁명 관련 펀드 등 투자자의 관심이 많은 상품을 계속 발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에는 소개되지 않았지만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상품도 들여올 계획이다. 언제 환매해도 펀드 수익률 고점의 90%를 돌려주는 ‘프로텍트 90’ 펀드가 대표적이다. 환매 시 수익률이 가장 높았을 때의 90%에 해당하는 금액을 고객에게 내줄 수 있도록 보험증서를 발행하고 보험사에서 위험을 헤지하는 구조다. 박 사장은 “투자자의 환매 시점에 대한 고민을 덜어준다는 점에서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상품”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국내 운용사와 해외 운용사의 합작이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지적에는 “아문디에 적극적으로 협력을 요구해 풀어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박 사장은 “협력 초기에는 그룹 내부에서도 NH아문디운용을 키우면 지분 30%를 보유한 아문디운용에만 좋은 일 시켜주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길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아문디의 리서치와 운용 역량을 활용하면 계열사 투자처도 확보할 수 있어 모두가 ‘윈윈’하는 합작이 될 것”이라고 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