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주)한화(종목명 한화)가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달 초부터 완만한 상승 궤적을 그리고 있다. 두 달 넘게 조정받은 뒤의 반등이라 추세가 이어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주)한화의 이유있는 반등
2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화는 50원(0.12%) 오른 4만1100원으로 장을 마쳤다. 미국발(發) 글로벌 증시 조정 직전이었던 지난 1월 말부터 하락세를 보인 한화는 이달 4일 3만8200원(종가)에 ‘바닥’을 찍은 뒤 오름세로 돌아섰다. 기관투자가들이 ‘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2, 3월 두 달간 한화를 140억원 규모로 순매도한 기관은 이달 들어 168억원어치를 사들였다.

한화는 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서 한화건설(4월 초 기준 지분율 100%) 한화호텔앤드리조트(50.62%) 한화케미칼(36.13%) 한화에어로스페이스(32.35%) 등을 거느리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 한화 주가 상승세의 ‘1등 공신’으로는 한화건설이 꼽힌다. 저평가 요인이 부각되면서 건설주 전반의 투자 심리가 개선된 게 한화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화건설은 지난해 3분기 해외 플랜트 사업 부문에서 손실이 발생하면서 1122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4분기엔 곧바로 1191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한화건설은 지난해 해외 플랜트 부문 예상 손실금액을 전액 충당해 추가 부실 우려가 크지 않다”며 “한동안 지지부진했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사업이 올해 재개되면 실적 개선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KB증권은 한화건설이 올해 지난해보다 71% 증가한 145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일단락된 그룹의 방위산업 부문 사업 재편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통해 방산부문을 관할하는 한화에 영향을 미칠 또 다른 요인으로 꼽힌다.

한화그룹은 옛 한화테크윈에서 폐쇄회로TV(CCTV) 사업을 하는 시큐리티부문을 100% 자회사로 분할한 뒤 항공엔진 사업만 남겨 사명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바꾸는 방산부문 일부 사업 재편을 지난 1일 단행했다. 2월엔 한화가 자체 사업인 탄약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증손자회사인 한화디펜스의 항법·레이저 사업체계를 360억원에 인수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사업 재편 후 방산부문에서 시너지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 한화의 새 엔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