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주가수익비율(PER)이 지난 1년간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주의 저평가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스피 시총 상위 종목 저평가 더 심해졌다"
한국거래소는 유가증권시장 시총 상위 50개 종목 중 우선주와 합병·분할 종목 등을 제외한 43개 종목의 PER을 비교한 결과, 지난 19일 종가 기준 평균 PER이 10.32배로 작년 19일(11.59배)보다 떨어졌다고 23일 발표했다.

PER은 주가를 1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값이다. PER이 낮으면 기업이 내는 이익에 비해 주가가 낮아 저평가된 것으로 본다. 거래소 관계자는 “시총 상위 기업의 PER이 하락했다는 것은 지난 1년간 이들 기업의 주가상승률이 이익증가율을 따라잡지 못했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PER이 하락한 종목은 유가증권시장 시총 1위인 삼성전자(12.95배→8.80배) 등 27개였다. 삼성전자의 주당순이익은 2016년 15만7967원에서 지난해 29만9868원으로 89.9% 증가했으나 주가는 204만5000원에서 263만9000원으로 29.0% 오르는 데 그쳤다. PER이 가장 낮은 종목은 LG디스플레이(12.08배→5.04배)였다. PER이 가장 크게 낮아진 종목은 삼성전기(353.37배→57.97배)다.

셀트리온(62.68배→83.13배) 등 16개 종목은 PER이 높아졌다. PER이 가장 높은 종목은 한미약품(91.22배)이다. 1년 전(133.59배)보다는 떨어졌지만 여전히 가장 높다. PER이 가장 크게 상승한 종목은 아모레퍼시픽(31.94배→59.71배)이었다.

업종별로는 헬스케어(84.20배) 생활소비재(15.54배) 경기소비재(14.77배) 등의 PER이 높은 반면, 금융(8.55배) 에너지·화학(8.59배) 정보기술(9.06배) 등은 낮았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