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상승세를 타다 고평가 논란에 휩싸이며 조정을 받은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기관 수급이 줄면서 조정이 길어질 것이란 의견이 나오지만 성장통을 겪은 뒤 다시 오를 것이란 견해도 나온다.

20일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6.44포인트(0.73%) 오른 889.17에 마감했다. 장중 892.01까지 오르면서 9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전날 낙폭이 컸던 바이오주의 반등폭이 컸다. 코스닥 시총 1위인 셀트리온헬스케어가 0.93% 상승한 것을 비롯해 에이치엘비(9.18%) 제넥신(7.40%) 셀트리온제약(4.90%) 등이 반등에 성공했다.

증권업계에선 바이오주 미래에 의견이 엇갈렸다. 유진투자증권이 지난 18일 “바이오주는 펀더멘털(기초체력)보다 기대가 현저히 높아 비정상적인 고평가를 받고 있다”고 경고하자 바이오주가 큰 폭의 조정을 받으면서 변동성이 커졌다. 한국투자증권은 20일 “바이오주 조정이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정훈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중순부터 KRX헬스케어와 코스닥150 생명기술 업종에서 기관 수급이 점진적으로 이탈하고 있다”며 “연초부터 꾸준히 바이오주를 사들이던 기관이 매도세로 돌아서면 조정 폭이 예상보다 깊어질 수 있다”고 했다.

일부 자산운용사는 바이오주 비중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바이오주가 ‘끝물’이란 비관론이 나오면서 바이오 비중을 줄이고 소외된 중소형 정보기술(IT)주 등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이 바이오 업체 10곳을 회계감리 대상으로 선정해 연구개발비 회계처리를 점검하기로 한 점도 투자 심리를 악화시켰다.

바이오주의 성장이 여전할 것이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신한금융투자는 이날 “바이오주가 다시 상승 추세로 돌아설 것”이란 보고서를 내놨다. 김윤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바이오 섹터가 조정받고 있지만 상승 추세 속의 건전한 조정”이라며 “단기 급등에 따른 가격 부담과 IT·산업재 관련 종목의 상대적 강세로 조정받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코스닥 벤처펀드가 새로 선보이는 등 유동성 환경이 좋다”며 “IT주 단기 반등이 일단락되면 바이오주 상승이 재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