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시장 확대에 '강세 지속' 전망도
바이오주, '버블 붕괴' 경고에 추락… "옥석 가려야"
최근 코스닥지수 900선 재돌파의 일등공신인 바이오주가 소위 '버블 붕괴' 경고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금융당국이 바이오 회사의 연구개발비 회계 처리를 문제 삼고 나선 상황에서 주가에 거품이 꼈다는 경고가 시장에서 받아들여진 것이다.

당분간 바이오주를 대상으로 실적이 뒷받침되는 옥석을 가리는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인구 고령화 등으로 의약품시장이 계속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바이오주 강세는 장기적으로 지속할 것이란 의견도 적지 않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바이오 '대장주'인 셀트리온은 전날보다 6.33% 떨어진 26만6천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셀트리온이 지난달 5일 세운 종가 기준 최고가 37만3천500원과 비교하면 28.6% 하락한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5.94% 내렸고 셀트리온헬스케어(-5.80%), 신라젠(-2.89%), 메디톡스(-7.37%), 바이로메드(-4.41%), 에이치엘비(-3.44%), 코오롱티슈진(-2.78%), 셀트리온제약(-2.51%) 등 대다수 바이오주가 하락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4거래일 연속 하락 중이고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 1월 장중 최고가와 비교해 반 토막이 난 상태다.

시장의 관심을 한몸에 받으면 승승장구하던 바이오주가 이처럼 추락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주가 거품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기대보다 실적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주가만 고공행진을 하다 보니 '정보기술(IT) 거품' 붕괴 때처럼 바이오 거품도 꺼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코스닥 대장주인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천539억원으로 시장 전망치를 30.8% 밑도는 '실적 충격(어닝쇼크)'을 보여주는 등 상당수 바이오주 실적이 시장 전망에 부합하지 못했다.

여기에 바이오 업체의 연구개발비 자산 처리 논란이 제기되고 금융감독원이 올해 회계감리 대상 기업에 제약 바이오 업체 10곳을 포함하겠다고 지난 12일 밝히면서 우려가 현실화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바이오주, '버블 붕괴' 경고에 추락… "옥석 가려야"
이런 상황에서 바이오 버블 붕괴 가능성을 경고한 증권사 보고서는 주가 하락의 '트리거(방아쇠)'가 됐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중·소형주 시장을 이끌어온 바이오 버블이 곧 붕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 연구원은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 가치가 커져 재평가받는 업체도 있지만, 체력보다 기대가 현저히 앞서 고평가를 받는 업체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정보기술(IT) 버블은 전 세계 공통의 열풍이었고 거품은 붕괴했어도 IT 기술은 인류를 4차 산업혁명으로 이끌었지만, 국내에 한정된 이번 바이오 버블은 붕괴 후 얻는 것보다 폐해가 클 것이며 파티는 끝나간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가 횡령·성범죄 등 비윤리적 행위로 적발된 제약사의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을 아예 취소하는 방향으로 추진한다고 전날 발표한 것도 바이오주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요인 중 하나다.

그러나 바이오주에 대한 전망이 그리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인구 고령화가 지속해서 진행되며 의약품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헬스케어 산업이 점차 성장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이 서구 선진국과 일본의 뒤를 밟는다면 헬스케어 산업은 분명 지금보다 더욱 성장할 것"이라며 "헬스케어 강세가 미래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형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국내 제약사의 원외처방액은 2조2천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6.4% 증가했고 인구 고령화, 만성질환 확대 등으로 의약품시장이 커지고 있다"며 제약 바이오 업종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