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정보기술(IT) 사업을 하는 NICE그룹의 지주회사 나이스홀딩스(종목명 NICE)가 유가증권시장에서 고공행진하고 있다. 일부 기관이 2~3월에 지분 확대에 나선 가운데 지난달 이후 개인투자자들도 매수 규모를 늘리고 있다.

기관 이어 개미도 '사자' … NICE '고공행진'하는 까닭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NICE는 100원(0.51%) 내린 1만96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하락 마감하기는 했지만 NICE는 지난달 7일 1만4550원에서 바닥을 다진 뒤 급격한 상승궤적을 그리고 있다. 이달 들어 이날까지 상승률은 22.50%에 달한다.

개인투자자들은 지난달 이후 NICE를 10억원어치 사들였다. 기관투자가 중에선 국민연금과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2~3월 NICE 투자비중을 늘렸다. 국민연금은 지난 2월 NICE 지분 5.01%를 취득했다. 한국의 대표적 가치투자 운용사인 한국밸류운용은 지난달 NICE 지분율을 15.05%에서 15.50%로 확대했다.

투자자들이 NICE ‘사자’에 나선 것은 이 종목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커진 가운데 미래 성장성과 배당 확대 가능성이 새롭게 부각됐기 때문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NICE가 올해 자회사인 코스닥 상장사 한국전자금융의 키오스크·무인주차장 사업 확대 등으로 작년보다 10.7% 증가한 1357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정홍식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NICE 4개 상장 자회사인 NICE평가정보 한국전자금융 나이스정보통신 나이디앤비의 시가총액을 합하면 NICE 전체 시총(7425억원)의 80%에 달한다”며 “NICE신용평가를 포함한 7개 비상장사의 지분가치가 NICE 시총에 충분히 반영돼 있지 않은 저평가 상태”라고 설명했다.

성장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다. 한 자산운용사 최고운용책임자(CIO)는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최근 금융 빅데이터를 익명 상태로 거래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혔는데, 이 같은 구상이 현실화되면 NICE의 새 먹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당 확대 기대도 투자자들의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NICE그룹은 지분 29.88%(작년 말 기준)를 보유하고 있던 김광수 회장이 지난 3월 타계하면서 오너 일가의 상속세 납부 문제가 현안으로 떠올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오너 일가가 상속세를 납부하려면 배당 확대가 불가피하고, 일부 계열사는 매각할 가능성도 있다는 게 개인투자자들의 생각”이라며 “가치투자를 기본으로 하면서 지배구조 개선, 배당 확대 등을 노리는 이벤트 드리븐 투자(각종 이벤트를 계기로 주가가 오를 것을 예상해 수익을 올리는 전략)에도 능한 한국밸류운용이 높은 지분율을 유지하는 데는 이런 점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