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대형 은행이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차익실현 거래가 우위를 점하면서 내림세로 마쳤다.

러시아의 미국 제품 수입 제한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무역 관련 우려도 증시에 부담을 줬다.

13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22.91포인트(0.50%) 하락한 24,360.1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7.69포인트(0.29%) 떨어진 2,656.3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3.60포인트(0.47%) 낮은 7,106.65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주가는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와 중동 위험, 미국 내의 정치적 불확실성 등이 주목받는 가운데 상승 출발했다.

JP모건체이스와 씨티그룹, 웰스파고 등 주요 은행이 시장의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JP모건은 1분기 주당순이익(EPS)이 2.37달러에 달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1.65달러에서 큰 폭으로 늘었으며 팩트셋 예상치 2.28달러도 웃돌았다.

씨티그룹의 EPS는 1.68달러를 기록해 금융시장의 예상치 1.61달러를 넘어섰다.

웰스파고의 EPS도 1.12달러로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 1.06달러를 상회했다.

하지만 주요 주가지수는 곧 보합권으로 내려섰고, 이후 하락 전환했다.

은행 실적 호조가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먼저 반영됐다는 인식이 우위를 점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이들 은행주에서 차익실현에 나섰다고 전했다.

실제 이날 실적을 발표한 JP모건체이스와 씨티그룹, 웰스파고의 주가는 전일 각각 2.49%와 3.21%, 1.48% 오른 바 있다.

팩트셋에 따르면 1분기 S&P 500 기업 전체의 순익 증가 전망치는 17.1%였지만, 금융주의 실적 증가 예상치는 24%에 달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가 부진했던 점도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미시간대에 따르면 4월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는 전월 102.0(예비치)에서 97.8로 하락했다.

이는 3개월래 최저치다.

시장 전망 집계치는 100.0이었다.

주말을 앞둔 만큼 시리아에 대한 공습이 단행될 가능성과 중국 및 러시아와의 마찰 심화에 대한 우려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러시아 의회는 다음 주 월요일 미국의 경제 제재에 대응해 미국산 수입품을 제한하는 특별 의회를 열 예정이다.

러시아는 자국 티타늄의 수출 제한이나, 자국 내 미국 근로자 수 감축 등의 방안도 논의할 것이라고 WSJ은 전했다.

또 전일 트럼프 대통령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재가입 검토를 지시한 점이 중국을 더 압박하려는 조치란 분석이 힘을 얻었다.

WSJ은 미국 정부가 이르면 다음 주 관세를 부과할 1천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 세부 품목을 발표하며 중국을 압박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종목별로는 JP모건체이스와 씨티그룹 주가가 각각 2.71%와 1.55% 내렸다.

웰스파고 주가는 3.43% 급락했다.

업종별로는 금융 부분이 1.55% 하락했고, 기술주도 0.33% 내렸다.

반면 에너지주는 국제유가의 지속적인 상승에 힘입어 1.09% 올랐다.

한편 이번주 다우지수는 1.8% 올랐다.

S&P 500 지수는 2%, 나스닥지수는 2.8% 상승했다.

이날 연설에 나선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관계자들이 발언은 엇갈렸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의 에릭 로젠그렌 총재는 보스턴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강연에서 연준 위원들이 현재 내놓은 연방기금(FF)금리 전망치 중앙값(점도표)보다 기준금리가 더 인상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용시장이 연준 위원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빈틈이 없어질 수 있다며 실업률이 3.7%에서 3.6% 정도로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에서 금리를 그대로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면서 "(의사록에)왜 모든 위원이 더 높은 금리를 원한다고 적혀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실적이 예상대로 호조를 보이지만, 기대가 이미 선반영 된 데다 미국 내외의 정치적 불확실성도 고조되고 있는 만큼 주가의 지속적인 상승을 이끌기는 부족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카봇 웰스 매니지먼트의 롭 루츠 대표는 "이날 나타난 것은 꽤 높은 '걱정의 벽'의 일부"라면서 "오늘 투자자들은 더 긍정적일 법 했지만, 여전히 민감하고, 걱정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6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94.5%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5.84% 하락한 17.41을 기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