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제화면에 두 척 겹쳤다" 신안 어선-화물선 충돌 사고 재구성
전남 신안 해상에서 발생한 어선과 화물선 충돌사고는 해경 해상관제센터(VTS) 관제 도중 가장 먼저 감지됐다.

12일 오전 0시 39분께 진도 해상관제센터 관계자들은 매물도 인근 관제화면에 두 선박의 물표가 겹쳐 보이는 모습을 확인했다.

VTS 관계자들은 목포해양경찰서 상황실에 충돌 등 사고가 의심된다고 통보하고 두 선박 중 한 척인 탄자니아 국적 498t 냉동화물선(Xing Yue)호에 통신을 시도했다.

화물선 선장은 짧은 통화로 사고가 난 사실을 알렸고 VTS는 상황실에 다시 사고를 전파했다.

그 사이 해경은 경비함정을 출동시키고 인근에 있는 민간 선박들에 구조 지원 요청을 했다.

인근에 있던 선박들은 오전 1시 전후로 사고 지점 근처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선원들의 모습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민간 선박 한 척이 야간 조업을 위해 설치한 조명을 이용해 선체가 뒤집힌 연흥호 주위를 살폈다.

오전 1시 25분께 물속에서 의식을 잃은 선원 1명을 발견했지만 결국 숨졌다.

이어 일대 해역을 경비 중이던 해경 1509함이 오전 1시 34분께 사고현장에 도착해 잠수 수색을 시도했다.

해경 대원들은 고무보트로 화물선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던 사고 지점에 근접했다.

1시 53분께 잠수부 2명이 최초로 바닷속에 들어간 것을 시작으로 총 8차례 그물과 밧줄, 스티로폼들이 뒤엉킨 채 전복된 배 안과 주변을 수색했다.

해경은 해군, 서해어업관리단 등과 함께 헬기 4대와 조명탄 75발 등을 이용해 야간수색을 했지만 전복된 배 주변에서 다른 선원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

숨진 채 발견된 선원의 시신은 이날 오전 9시께 목포항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화물선은 현재 사고 해역에 있으며 충돌로 인한 피해가 크지 않아 자력 항해가 가능한 상황이다.

해경은 화물선 선원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또, 사고가 난 연흥호가 지난 11일 경유 2천ℓ를 적재하고 출항해 기름 유출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