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여 만에 영화티켓 가격을 1000원씩 일괄 인상하겠다고 발표한 CJ CGV 주가가 9일 큰 폭으로 상승했다. 국내 실적 부진 우려에 시달려온 CJ CGV가 이번 가격 인상으로 2분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CJ CGV, 관람료 올리자 주가도 '쑥'
CJ CGV는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4300원(6.03%) 오른 7만5600원에 마감했다. 지난 1월26일 종가 기준 7만9700원으로 연고점을 찍은 뒤 지난달 23일 장중 6만4600원까지 떨어지며 하락세를 그렸지만 이날은 장중 7만6300원까지 뛰어올랐다.

전문가들은 영화 관람료 인상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에 CJ CGV 주가가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6일 CJ CGV는 11일부터 영화 관람료를 1000원씩 일괄적으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임차료 인상과 관리비 증가, 시설 투자비 부담이 지속된다는 이유에서다. 증권가에서는 가격 인상이 국내 실적 부진 우려를 상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양승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에서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안 오른 것은 국내 실적이 지난해 2분기 적자를 기록한 데다 올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국내 본사 실적에 대한 우려가 나왔기 때문”이라며 “이번 가격 인상으로 2분기부터 실적이 개선되고 전통적 성수기인 3분기부터는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25일 개봉하는 ‘어벤져스:인피니티 워’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연이은 개봉과 관람료 인상이 맞물리며 전망은 더욱 긍정적이다. 2분기에는 어벤져스 외에도 ‘엑스맨:뉴 뮤턴트’ ‘데드풀2’ 등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박정엽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최대 기대작인 어벤져스가 개봉하기 전 가격을 인상해 올해 연간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CJ CGV에 대한 보고서를 낸 증권사 두 곳은 목표주가를 올렸다. 대신증권은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를 860억원에서 1040억원으로 변경하면서 목표주가를 9만4000원에서 1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