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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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45,500 +1.34%)에서 113조원 규모의 역대급 배당 사고가 발생했다. 일부 직원들이 배당금 대신 들어온 주식을 매도했다는 점에서 '도덕적해이(모럴해저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 담당직원의 실수로 우리사주에 주당 1000원의 배당금 대신 주당 1000주가 배정됐다. 삼성증권 우리사주 283만1620주에 28억원을 배당했어야 하지만 28억3160만주가 배정된 것. 잘못 부여된 주식배당 물량을 따져보면 무려 113조원(우리사주 전량 1000주씩 배당 가정시)에 달한다.

삼성증권은 이날 오전 상황을 파악한 후 잘못 입력됐던 주식입고 수량을 즉시 정상화했다. 하지만 일부 직원들이 잘못 지급된 주식 중 501만2000주를 매도했다. 이들이 매도한 금액은 전날 종가 기준으로 약 2000억원에 달한다.

이 물량이 쏟아지면서 삼성증권 주가는 급락했다. 장중 삼성증권 창구를 통해 500만주 이상의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주가는 10% 이상 급락했고, 정적 변동성 완화장치(VI)는 다섯 차례나 발동됐다. 오후들어 낙폭을 줄여 전날보다 1450원(3.64%) 내린 3만8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증권은 주식을 매도한 직원들과 협의해 거래 체결일(거래일 기준 3일) 전에 사태를 수습한다는 방침이다. 주식을 매도한 직원은 해당 수량만큼 다시 주식을 매수하고 일부는 회사에 주식 매수를 위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기관에서 주식을 차입한 뒤 되갚는 법인 대차 방식을 병행해 시장 영향 최소화에 나섰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매도 물량에 대해선 시장 영향이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정상화되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증권은 모럴해저드 논란에 직면하게 됐다. 일부 직원들이 주식이 잘못 입고됐다는 것을 알면서도 매도해 주가 급락을 야기했다는 점에서다.

개인투자자들은 주가가 급락하면서 공포감으로 주식을 처분, 손실이 발생한 만큼 회사 측 보상을 주장하고 있다. 한 개인투자자는 "삼성증권은 직원 실수로 없는 주식이 생겨나서 기존 주주들이 손해를 입은 것을 똑바로 처리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집단으로 소송을 준비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투자자도 "증권사 직원들은 시스템상 잘못됐다고 생각했을 텐데 이를 팔아 현금화하려 했다는 점이 황당하다"고 꼬집었다.

법조계도 직원들의 직무유기를 문제삼고 있다. A 법무법인의 변호사는 "한맥 사태와 달리 직원들이 의도적으로 주식을 판 것이기 때문에 횡령죄에 해당한다"면서도 "시세가 급락하면서 손실을 회피하기 위해 판 일반 투자자들이 배상금을 받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이어 "금융당국은 부분 검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이며, 해당 직원들이 갖고 있지 않은 주식을 판 것이기 때문에 공매도 여부도 따져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사태 파악에 나선 상태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삼성증권 사태와 관련해) 경위를 파악하고 있고, 삼성증권이 내놓는 조치 등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현 시점에서 (투자자 피해와 관련해선) 삼성증권의 대응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고은빛 /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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