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후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기업의 공모가 대비 주가상승률이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의 세 배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 상장사의 공모가 대비 주가상승률은 53.46%에 달했다. 67개 코스닥 상장 기업 중 47곳(70.15%)의 현재 주가가 공모가보다 높은 반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기업 9곳 중 절반에 가까운 4곳(44.44%)의 주가는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앱클론 등 상승률 200% 넘어

새내기株 투자는 역시 코스닥이 제맛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7년 이후 국내 증시에 상장한 기업은 총 76곳이다. 유가증권시장이 9곳, 코스닥시장은 67곳이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다수는 증시 입성 첫날부터 주가가 부진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중 6곳(66.66%)은 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를 밑돌았다. 자동차 부품 회사인 동양피스톤의 시초가는 5130원으로, 공모가(5700원)보다 10.0% 낮게 출발했다. 작년 이후 상장한 기업 중 공모가 대비 시초가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이에 비해 코스닥 상장사들의 첫날 시초가는 공모가보다 평균 37.99% 높았다. 가장 최근인 지난달 28일 상장한 케어랩스를 비롯해 앱클론 에스트래픽 등 10곳의 시초가가 공모가의 두 배를 웃돌았다.

코스닥 상장사는 공모가 대비 주가상승률도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를 압도했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코스닥 상장사의 주가상승률은 평균 53.46%다. 앱클론 알에스오토메이션 하나머티리얼즈 등의 공모가 대비 상승률은 200%가 넘었다. 반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는 주가가 공모가보다 평균 18.56% 오르는 데 그쳤다. 의류업체인 호전실업은 공모가보다 39.2%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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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상승세가 두드러진 것은 바이오주다. 공모가 대비 주가상승률 상위 10개 종목 중 5개가 제약·바이오주였다. 이 중 덴티움을 제외한 4곳이 코스닥 상장사다.

증권업계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제약·바이오주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코스닥 상장 공모주의 상승률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를 웃도는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스몰캡팀장은 “바이오주처럼 실적 안정성은 떨어지지만 이익 증가 속도가 빠르거나 향후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큰 기업들이 코스닥시장으로 몰린다”며 “작년 이후 한동안 성장주들이 국내 증시를 주도한 현상이 새내기주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코스피 상장사, 청약경쟁률 낮아

작년 이후 상장한 유가증권시장 종목 중 일부가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고평가 논란에 휩싸인 것도 상장 후 주가 흐름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12월 상장 전 우리사주조합을 대상으로 한 청약이 미달된 진에어가 대표적이다. 진에어는 직원들이 우리사주 몫으로 배정된 240만 주 중 25.23%인 60만5404주만 받아가면서 “공모가를 너무 높게 잡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올해 유일하게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애경산업은 일반 청약 경쟁률이 6.73 대 1에 머물렀다. 올해 상장한 종목 중 SG(코스닥 상장)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경쟁률이다. 애경산업 공모가는 회사 측 희망 범위 최하단인 2만9100원으로 산정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는 그보다 먼저 상장한 경쟁사보다 주가가 높아야 한다는 경쟁 심리 등이 작용하면서 시장 평가보다 공모가를 비싸게 책정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