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머스트삼일저축은행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등장했다. 잠정 매각을 보류한 인성저축은행도 최근까지 인수 후보를 물색했고, 삼보저축은행도 매수자를 찾고 있다. 최고 금리 인하, 가계대출 총량규제 등 당국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지방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머스트삼일저축은행이 삼일회계법인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회사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대구 유니온저축은행은 한 법무법인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작년 말부터 새 주인을 찾다가 최근 매각작업을 중단했다.

지난해 회사 매각에 실패한 포항 대원저축은행과 부산 DH저축은행도 적당한 매수자만 나타나면 언제든지 회사를 넘긴다는 계획이다. 국내 1위 스틸 드럼 생산업체 인성산업 계열사인 인성저축은행도 최근까지 매각 대상을 물색하다가 저축은행 매물이 쏟아지자 매각을 일단 보류했다.

서울 지역 저축은행 중 마지막 매물로 불리는 삼보저축은행도 회사 매각을 진행 중이다. 사실상 영업활동을 중단한 상태지만 서울 지역 영업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끼는 매수자들과 물밑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대우전자를 인수하기로 한 대유그룹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매물로 내놓은 스마트저축은행도 JS자산운용과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다. JS자산운용이 오는 7월까지 계약금 10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680억원의 자금 조달에 성공하고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면 매각이 마무리된다.

이처럼 저축은행 매물이 쏟아지는 건 지난해 국내 저축은행들의 전체 순이익이 1조원을 돌파하는 등 업황이 좋아 지금이 매각 적기라는 판단 때문이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수년간 적자의 늪에서 허덕이던 저축은행들은 2014년 흑자전환 이후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하지만 법정 최고 금리가 가파른 속도로 떨어지면서 장기적으로 수익성 감소가 불가피하고, 전년 대비 가계대출 증가 상한선을 감독당국이 지정하는 ‘가계대출 총량규제’를 시행하는 등 규제 환경도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79개 저축은행은 시장 규모에 비해 너무 많다”며 “지방 중소형 저축은행들이 통폐합되면서 향후 50개 이하로 업계가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