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 장세… GS·LG·두산·CJ 등 PBR 1배 미만 지주사 '주목'
미·중 무역분쟁의 여파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은 좀처럼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4월 1분기 실적시즌이 시작되면 시장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기업들의 실적으로 여전히 견조한 펀더멘털(기초체력)을 확인한다면 투자심리와 수급도 안정을 찾아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정이 마무리되면 그간 낙폭이 과도한 우량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PBR 1배 미만 저평가주는

전문가들은 시장 변동성이 커질 때 자산가치가 높은 가치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추정 가능한 유가증권시장 192개 종목 중 주가순자산비율(PBR·주가/주당순자산)이 1배가 안 되는 종목은 105개에 달했다. 회사가 가진 자산을 다 팔고 사업을 청산할 때 가치보다 주가가 낮은 수준인 상장사가 절반 이상이라는 의미다.

변동성 장세… GS·LG·두산·CJ 등 PBR 1배 미만 지주사 '주목'
우량 자회사들을 둔 지주회사가 대거 포함됐다. GS(0.66배) LS(0.78배) LG(0.83배) 두산(0.95배) CJ(0.98배) 등의 PBR이 모두 1배 미만이었다. 미래에셋대우는 최근 LG가 실적 개선이 기대될 뿐만 아니라 주력 자회사 중심의 인수합병(M&A)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12만원으로 올려 잡았다. 정대로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LG의 주요 상장사 합산 현금성 자산 보유 규모가 작년 말 기준 6조9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6.5% 늘었다”며 “이를 기반으로 M&A를 적극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LG는 자동차 부품 외에 에너지, 리빙에코, 헬스케어 등 분야를 신성장 동력으로 정하고 자회사의 수직계열화를 구축하면서 이들 사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특히 주력인 LG전자에 주목했다. 정 연구원은 “LG전자는 2016년을 기점으로 영업실적 개선세로 돌아섰다”며 “LG전자의 지배주주순이익 기준 기여도는 올해 40.1%로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NH투자증권은 연이은 계열사 흡수합병을 통해 자체 사업의 성장성을 높여가고 있는 두산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매력을 높이 평가했다. 두산은 올해 자회사 DIP홀딩스를 흡수합병했고 오는 6월 자회사 두타몰도 흡수합병할 예정이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두산의 자체사업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55% 증가한 3791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 인상기 수혜주인 은행주들도 대표적인 저평가주로 꼽힌다. 정부의 강도 높은 대출규제에 채용비리 등 내부 악재로 조정폭이 컸기 때문이다. 우리은행(0.44배)을 비롯해 기업은행(0.50배), 하나금융지주(0.52배), KB금융(0.67배) 등도 PBR이 1배를 밑돌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은행 순이자마진(NIM)의 상승 추세가 지속돼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면세점 화장품 등 소비재도 주목

한국경제TV 전문가들은 실적 개선 흐름이 뚜렷함에도 상대적으로 주가가 덜 오른 종목에 주목했다. 한옥석 파트너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에 얽히지 않을 업종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면세점 매출 호조로 수익이 늘고 있는 호텔신라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수요 증가 및 가격 상승 효과를 누리고 있는 삼성전기, 해외 수주 회복에 힘입어 올해 주가가 반등세로 돌아선 삼성엔지니어링을 꼽았다. 이경락(24시클럽) 파트너도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피해를 봤던 면세점 관련주인 한화갤리리아타임월드와 호텔신라 등이 턴어라운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상엽 파트너는 실적 개선 흐름이 뚜렷할 종목으로 하반기에 블레이드앤소울 지식재산권(IP) 기반 신작 출시가 예정돼 있는 엔씨소프트와 국내 화장품 부문 고정비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아모레퍼시픽, 그리고 해외에서 수주를 늘려가고 있는 현대건설을 추천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