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이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가파른 금리인상 우려가 가시기도 전에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시작되면서다.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성장주가 급락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22일 2500선 문턱(종가 2496.02)까지 갔다가 다음날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다시 부각되면서 급락(-3.18%)했다. 2012년 5월18일(-62.78포인트, -3.40%) 이후 5년10개월 만에 최대 하락률이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가 결정된 2016년 6월24일(-3.09%) 당시보다 충격이 더했다.
[Cover Story] 미국·중국 통상전쟁 공포… 저평가주로 맞서라
미국과 중국이 본격적인 ‘통상전쟁’에 나선 여파가 컸다. 중국의 대미 수출이 줄어들면 중국에 반도체 등 중간재와 부품을 수출하는 한국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무역전쟁에 따른 조정폭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은 자동차와 가전, 철강 등 수출주들이다.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이 높은 일부 제약·바이오주도 대상으로 꼽힌다. 한국경제TV 전문가인 한옥석 파트너는 “지금까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적 성과물에 대해 미국 국민의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보호무역주의는 더 탄력을 받을 수 있다”며 “1분기 실적시즌을 맞아 호전세가 뚜렷한 업종,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서 무관세가 확정된 산업, 기업가치 대비 저평가된 종목 등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주식시장이 지난해만큼 탄력적으로 오르긴 어렵기 때문에 개별 종목 중심으로 투자하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코스피지수의 변동성이 커져도 저평가주와 낙폭과대주는 반등장에서 돋보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지나치게 높거나 최근 상승폭이 큰 종목들이 먼저 조정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