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나스닥지수 급락이 한국 증시의 대표적인 성장주로 분류되는 제약·바이오주에 직격탄을 날렸다.

2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만5000원(7.0%) 하락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날 2016년 11월 상장 이후 처음으로 50만원을 찍어 시장의 주목을 끌었다. 이날 한미약품(-1.36%) 녹십자(-3.41%) 한올바이오파마(-3.74%) 등 업종 내 주요 종목 대부분이 조정받았다.

의약품업종 대장주 셀트리온은 7500원(2.53%) 하락한 28만9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달 9일 셀트리온이 코스닥시장에서 유가증권시장으로 옮겨온 뒤 주가가 28만원대로 내려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유가증권시장 의약품업종지수는 3.79% 떨어져 이날 코스피지수(-1.34%)보다 낙폭이 두 배 이상 컸다. 코스닥시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대장주 셀트리온헬스케어(-2.33%)를 비롯해 신라젠(-1.15%) 티슈진(-1.36%) 등 시가총액 상위 바이오주가 줄줄이 내렸다.

전날 새벽 미국 나스닥지수 급락(-2.93%) 여파가 성장주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나스닥 바이오업종지수는 2.78%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바이오주가 실적에 비해 과도하게 올랐다”는 우려를 제기해왔다.

작년 실적 기준 유가증권시장 의약품업종 평균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주당순이익)은 76.48배에 이른다. 김재중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 시총 상위권이었던 차바이오텍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면서 투자심리가 악화한 가운데 성장주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게 큰 폭의 조정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몸집’(시가총액)이 불어난 바이오주로 인해 지수 변동성이 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6일 종가 기준 유가증권시장 내 의약품업종의 시가총액 비중은 6.26%, 코스닥시장 내 제약업종의 시가총액 비중은 13.58%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