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보리’ ‘초록매실’ ‘자연은’ 등 음료 브랜드로 친숙한 웅진식품이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에 팔린 지 5년 만에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온다.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앤컴퍼니는 웅진식품 지분 74.75%를 매각하기로 하고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했다. 웅진식품은 29일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다. 지난해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25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국내 음료회사들이 증시에서 EBITDA의 13~15배에 거래된다는 점에 미뤄볼 때 웅진식품 인수 가격은 3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음료 시장 확대를 노리는 국내 식음료(F&B) 기업과 해외 전략적 투자자(SI) 등이 인수후보로 거론된다. 2013년 웅진그룹의 기업회생절차 과정에서 매물로 나온 웅진식품 인수전에는 빙그레, 신세계푸드, 아워홈, SPC그룹 등의 국내 식음료 기업이 대거 참여했다. 당시 한앤컴퍼니는 950억원을 제시해 대기업들을 제치고 웅진식품을 인수했다.

‘자연은’ 브랜드를 내세운 과일채소음료 시장에서 웅진식품의 점유율(2014년 기준)은 12.7%로 코카콜라음료(12.2%) 해태음료(12.8%) 등과 함께 2위권이다. 1위는 롯데칠성음료(28.4%)다. 웅진식품을 인수하면 단숨에 과일채소음료업계 2위 회사로 올라설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2위권 회사가 인수하면 롯데칠성을 위협할 수도 있다. 웅진식품은 ‘하늘보리’ 브랜드로 보리차 시장에서는 80%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2013년 1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던 웅진식품은 한앤컴퍼니가 인수한 이듬해인 2014년 5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흑자전환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00억원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