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 대표가 패션회사 인수한 까닭
프리챌 창업자로 잘 알려진 전제완 싸이월드 대표(사진)가 코스닥시장 상장기업인 데코앤이 경영권을 인수한다. 2000년대 국내 대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였던 싸이월드의 부활을 꿈꾸는 전 대표가 코스닥 상장사 인수에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 대표는 키위미디어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데코앤이 지분 5.99%를 110억원에 인수해 최대주주에 오를 예정이다.

전 대표는 “데코앤이가 소프트웨어 개발사업 등을 하면서 싸이월드의 글로벌 플랫폼 서비스를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며 “수년째 적자 상태인 데코앤이 재무구조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전 대표는 1990년대에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프리챌을 창업했다. 현재 라이브 영상 플랫폼 서비스를 하는 미국 에어의 최대주주 겸 대표도 맡고 있다. 2014년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분사한 싸이월드는 2016년 에어에 인수돼 자회사(지분율 100%)로 남아있다. 그는 “에어의 동영상 플랫폼 기술을 싸이월드에 접목해 싸이월드를 리모델링하고 있다”며 “싸이월드를 회생시키고 에어 역시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시키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데코앤이는 이날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958원에 장을 마쳤다. 전 대표가 경영권을 인수한 뒤 사업구조 다각화를 통해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커졌다는 게 증권업계 분석이다. 현재 데코앤이의 주력 사업은 여성의류 브랜드 ‘데코’ 등 패션사업이다. 오는 30일 주주총회에서 포털 사이트 운영, 소프트웨어 개발, 콘텐츠 유통, 전자상거래 등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 관련 사업을 대거 정관에 넣을 계획이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키위미디어그룹과의 업무 협력도 강화될 전망이다. 키위미디어그룹은 미국 에어의 2대 주주(지분율 약 6%)다. 전 대표는 “최근 싸이월드는 개인 맞춤형 뉴스 서비스 ‘큐(QUE)’를 출시했다”며 “키위미디어그룹 관계사 키위컴퍼니와 협력해 동남아시아에서 큐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싸이월드가 상장사인 데코앤이와의 합병을 통해 우회상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