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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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친환경 에너지 붐이 일면서 액화천연가스(LNG) 수요가 늘고 있다. LNG 관련주들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이 탈석탄 정책을 펼치쳐 소비량이 증가하면서 LNG 시장은 호황기를 맞았다. 해운·조선업계를 중심으로 환경 규제가 늘면서 친환경 선박인 LNG선 교체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26일 오후 3시10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한국가스공사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050원(4.37%) 오른 4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연초와 비교하면 주가는 16% 이상 뛰었다. 지역난방공사의 주가도 1.11% 오르는 중이다. 연초 대비해서는 15% 가량 상승했다.

LNG 바람이 불면서 유틸리티주가 들썩이고 있는 것이다. 원민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수요와 공급이 동시에 증가하는 LNG 빅 사이클에 진입했다"며 "중국의 탈석탄 정책에 따라 소비량이 크게 늘었고 미국·호주의 신규 천연가스 액화설비 가동이 개시되면서 공급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정부도 글로벌 흐름에 발 맞춰 친환경에너지 보급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20%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정부는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향후 탈원자력발전소 및 탈석탄화력발전소 정책을 중심으로 기저발전 발전비중은 점차 축소한다. 대신 LNG·신재생에너지의 발전 비중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원 연구원은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원자력의 발전 비중은 지난해 30.3%에서 2030년 23.9%로 축소될 것이며, 석탄 발전의 비중 또한 2017년 45.4%에서 36.1%로 줄어든다"면서 "반면 LNG발전은 2017년 16.9%에서 18.8%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조선·해운업계에서 최근 잇따라 LNG선 수주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 점도 관련주에 호재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에 따라 친환경 선박 교체수요가 발생하고 있고 LNG 설비 증설로 운송 수요가 늘면서 LNG 시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 조선사가 주로 건조하는 10만㎥ 이상 LNG선은 전 세계적으로 2016년 8척, 2017년 13척이 발주되며 부진했다. 그러나 2018년엔 3월 초까지 이미 10척이 발주됐고, 전부 국내 조선사가 수주했다.

김홍균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그리스를 필두로 노르웨이, 러시아, 일본 선사가 발주를 추진 중인데, 움직임이 드러난 LNG선 물량만 해도 40척 이상"이라며 "지난해까지 발주 침체기를 벗어나 올 들어 발주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LNG선 부품주들도 주목받고 있다. 태광, 동성화인텍, 한국카본, 대양전기공업 등이 기대주로 꼽힌다. 태광은 LNG 관련 설비에 쓰이는 배관이음새(피팅)를 생산하는 업체다. 동성화인텍과 한국카본은 LNG운반선용 극저온 단열재(LNG보랭재)를, 대양전기공업은 LNG선의 특수 조명등을 만든다.

특히 보냉재 업체에 대한 기대가 큰 상황이다. LNG를 운반하는 데 쓰이는 LNG 저장탱크는 온도를 영하 163도 이하로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보랭재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날 동성화인텍의 주가는 5% 이상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카본의 주가도 3% 이상 상승하는 중이다.

최진명 케이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보냉재 업체인 동성화인텍은 매출이익이 조선업체보다 안정적이기 때문에 LNG선 수주 소식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종목"이라며 "특히 세계적으로 LNG 공급량이 증가하면서 보냉재 생산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동성화인텍과 한국카본의 몸값이 올랐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LNG 관련주의 상승세가 일시적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의 LNG선 수주는 지난 겨울 중국이 LNG 수입량을 늘리며 용선료가 치솟아 일시적으로 발주 여건이 개선됐기 때문으로, 동절기가 끝나면 LNG에 대한 기대감을 낮춰야 한다는 조언도 나오는 상황이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조선사들의 LNG 탱커 수주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며 "지난 겨울 용선료의 급등으로 투기적인 발주가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반대로 생각하면 이 시기가 지나면 용선료의 급락으로 발주 문의가 급랭할 개연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LNG주 대한 기대감을 낮춰야 한다”고 판단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