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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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미국과 중국 간 통상전쟁 우려에 큰 변동성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전망이지만 국내 증시의 가격 매력을 고려하면 추가 하락폭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6일 오전 10시50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77포인트(0.11%) 오른 2419.53을 기록 중이다.

미국과 중국 간 통상 갈등이 격화된 가운데 코스피는 이날 낙폭을 키워 한때 2400선을 하회했다. 그러나 이후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반등, 장중 2420선 회복했다.

미국이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 행위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고, 중국도 보유 규모가 1조1700억달러(약 1262조원)에 육박하는 미 국채 매각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등 미국과 중국간 통상 문제가 악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교착 상태가 장기화되면 미국에도 부정적인 만큼 중국과의 무역 전쟁이 '전면전'으로 치달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관측했다. 양국 관계가 악화될 경우 미국 입장에서는 중요한 서비스 수출시장을 잃는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승훈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수사는 무역전쟁 개시보다는 협상우위를 점하기 위한 수싸움"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행정각서상 관세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최대 45일이 필요하고, 중국도 미국 관세 이행시의 호혜 관세 적용방안을 제시한 것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도 "미국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 정책이 정말로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된다면 달러는 강세를 보일 것"이라면서 "그러나 이번 보호무역 이슈에 대해 달러는 반응하지 않고 있고, 무역전쟁 우려는 꼬리위험"이라고 진단했다.

따라서 코스피가 단기적으로 지난 2월 저점(2월9일 장중 2356.73)을 재차 하향 돌파할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박성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하락은 기존 긴축 우려에 무역마찰 이슈가 더해지며 파급력이 커진 결과로, 코스피가 지난 2월 저점은 밑돌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과 선진국의 숨겨진 노림수가 '첨단산업 패권경쟁과 중국의 시장 개방 확대'란 점에 동의한다면 우려가 먼저 반영된 현시점은 좋은 매수 기회로 여겨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부각되면서 저가 매수세가 지수 하단을 뒷받침할 것이란 관측이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2011년 코스피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대비 80%로 상대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부담스러웠지만 최근에는 50% 내외로 상대 PER이 낮아졌다"며 "올해 연말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는 2350~2400로 현 시점에서는 매수 대응이 맞다"고 강조했다.

다만 단기 저점 하향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강재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하단은 지난 2월 조정 당시 하단이었던 PBR 1배 수준인 2350선까지 열어 놓아야 할 것"이라며 "당장은 액션을 취하기 보다는 상황을 주시하며 4월 중순 미국 소비지표 발표를 확인하고 가도 늦지 않다"고 판단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