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중국 상하이증시는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거듭하며 큰 폭으로 떨어졌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23일 3.39% 하락한 3152.76에 거래를 마쳐 2월9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자 중국 정부가 보복 관세로 즉각 반격에 나서면서 주요 2개국(G2) 간 무역전쟁이 현실화된 게 투자심리를 얼려버렸다는 분석이다.

미국 ‘관세 폭탄’의 집중 표적이 된 제조업과 정보기술(IT) 수출기업, 원자재 업종의 주가 하락폭이 컸다. 2100개 상장 기업의 86.1%인 1808개 기업 주가가 하락했다.

반면 중국 정부가 미국산 수입제품에 보복 관세를 매기겠다고 밝힌 데 따른 기대감으로 돼지고기 가공, 농업 관련 종목은 상승세를 보였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면서 귀금속 관련 종목도 반등했다.

이번주 상하이증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경제지표는 나오지 않는다. 실물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3월 제조업·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오는 31일 공개된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미·중 무역전쟁이 얼마나 확산할지에 쏠리고 있다.

중신증권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행정명령은 첫 단추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추가적인 조치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기계, 전자부품·설비, 가전, 섬유의류, 은행업으로 타격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헝다증권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다 무역전쟁 등 대형 악재가 잇따르면서 상하이지수가 3100선을 위협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