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린시철로투자개발유한공사가 중국 국유기업(SOE) 가운데 처음으로 한국에서 발행한 김치본드가 기관투자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끈 것으로 나타났다. 원화로 환산한 기대 수익률이 연 4%대로 중국 정부에 기댄 우량한 신용을 감안할 때 매력적이라는 판단에서다. 김치본드란 외국 기업이 한국에서 외화로 발행하는 채권을 말한다. ▶본지 3월12일자 A25면 참조

중국 국유기업, 첫 김치본드 발행 성공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지린시철로투자개발은 1년 만기 달러화 표시 채권 2억5000만달러(약 2700억원)어치를 지난 23일 사모 방식으로 발행했다. 채권을 사겠다는 기관이 몰리면서 당초 계획(1억5000만달러)보다 발행금액을 1억달러 더 늘렸다. KB증권이 채권 발행 실무를 맡았다.

이번 김치본드 발행금리는 달러화 기준 연 5.7%다. 환헤지 비용을 뺀 원화 기준 기대 수익률은 연 4% 초·중반으로 나이스신용평가가 매긴 ‘A’ 신용등급을 감안할 때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국내에서 거래되는 같은 등급 1년 만기 회사채 평균 금리는 연 2.6% 수준이다. 이 회사는 지린시 산하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가 지분 100%를 보유한 기업으로 지린시 철도와 수도사업을 독점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정식 신용등급을 받았고 상세한 분석보고서가 나와 낯선 기업이라는 할인 요인도 크지 않았다”며 “우량기업에 투자해 비교적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본 기관들이 몰려들었다”고 설명했다.

지린시철로투자개발을 시작으로 한국 채권시장을 찾는 중국 국유기업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최근 기업들에 은행 의존도를 낮추고 자금조달 방식을 다변화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해 중국 기업의 역외 채권발행 규모(204조원)는 전년 대비 7배가량 증가했다.

국내 기관투자가들 관점에선 얄팍한 국내 채권 이자수익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관심이 커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8일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했다. 미 기준금리는 지난 21일 연 1.50~1.75%로 0.25%포인트 상승해 한국보다 높아졌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