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평가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코스닥 바이오·헬스케어주에 대한 투자자의 불안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하루였다.

22일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장 초반 상승세를 보였던 코스닥지수는 시가총액 2위 신라젠 관련 루머(소문)가 메신저 등을 통해 급속도로 퍼지면서 오후 2시15분 이후 20분 만에 2% 가까이 급락했다. 장중 최고치와 최저치 간 차이가 22.3포인트나 벌어질 정도로 크게 출렁였다.

장 시작 후 5.75포인트(0.64%)까지 올랐던 코스닥시장은 오후 2시까지 상승세를 유지했다. 시장이 급박하게 돌아간 것은 오후 2시15분께. 코스닥지수는 갑작스레 수직낙하를 시작해 20분 만에 869.00까지 추락했다. 이후 회복세를 보이며 1%포인트 정도 만회하기도 했지만 장 막바지에 다시 한번 주저앉았다.

이처럼 짧은 시간에 코스닥 전체가 급락한 것은 시가총액 2위(7조7253억원) 신라젠 관련 루머가 시장에 급속도로 퍼졌기 때문이다. 한 펀드매니저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메신저를 통해 ‘신라젠과 프랑스 협력사 트랜스진이 항암치료제 펙사벡 임상 1상 결과 발표를 준비 중인데 임상을 6개월 연기하거나 아예 중단할 가능성이 높다’는 소문이 돌았다”고 말했다.

여기에 “코스닥 시총 상위권에 있는 한 바이오 기업이 감사의견 거절 사실을 조만간 공시할 것” “유명 글로벌 헬스케어 펀드가 청산해 수급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등의 소문까지 더해졌다. 이에 따라 신라젠(-9.86%)뿐 아니라 바이로메드(-5.44%)와 제넥신(-6.32%), 차바이오텍(-10.21%), 네이처셀(-7.35%), 메디포스트(-9.58%) 등이 동반 급락했다. 신라젠 시가총액은 1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송명석 신라젠 경영기획·지원본부장은 “전혀 근거 없는 소문”이라고 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성장 기대만으로 급등한 바이오·헬스케어주에 대한 불안이 소문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해석했다. 전경대 맥쿼리투신운용 액티브운용팀장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맞물려 저평가 가치주 비중을 높이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바이오주에 대한 불안심리가 이어지면 출렁임이 재현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