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은 모든 통화를 해외주식 매수 증거금으로 활용할 수 있는 ‘해외주식 통합증거금 서비스’를 20일 선보였다. 상당수 증권사에서 해외주식을 주문하려면 먼저 해당 국가 통화로 일정 금액을 환전하고, 환전한 만큼만 주식을 매수할 수 있다.

미국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 100달러를 환전했다면 100달러어치까지만 주식을 주문할 수 있고, 추가로 매수하려면 다시 환전해야 한다. 현지 통화만 증거금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의 해외주식 통합증거금 서비스는 사전에 환전하는 절차를 없앴다. 미국 달러, 홍콩 달러, 일본 엔, 유럽 유로, 한국 원 등 다양한 통화를 어느 국가에 투자하든 증거금으로 사용할 수 있다.

계좌에 100달러와 300만원을 보유한 투자자가 미국 증시에서 200달러어치 주식을 주문할 경우 종전까지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100달러에 더해 한화 100달러어치를 환전해 주식을 사야 했다. 그러나 통합증거금 서비스를 활용하면 달러화와 한화를 증거금으로 주식을 먼저 매수하고, 다음날 100달러어치 한화가 달러화로 자동 환전된다.

단 중국 위안화는 오는 30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한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통합증거금 서비스를 활용하면 투자자들이 지금보다 훨씬 간편하게 해외주식에 투자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이 해외주식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가 쉬워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직구족(族)이 늘어나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거래규모는 급속히 불어나는 추세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6일까지 해외 주식 직접투자 결제액은 93억4793만달러(약 10조23억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32억5000만달러)에 비해 2.87배 급증한 규모다.

올 들어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 주식을 사고판 결제 건수는 21만665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만2570건)의 2배 이상으로 늘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