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1조2000억원 회수
배당형태로 투자자에 지급

자살보험금 관련 승소도 '호재'
MBK파트너스가 ING생명 보유 지분을 활용해 최대 1조2000억원의 투자금 회수에 나선다. 상호 변경 등 상표권 만료에 대한 준비도 끝마쳐 ING생명을 매각하지 않고 장기 보유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든 것으로 분석된다.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MBK는 ING생명 인수를 위한 특수목적회사(SPC) 라이프투자유한회사의 자본재조정(리캡)을 추진하기로 하고 국민은행,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등 금융회사 3곳을 주관사로 선정했다. 자본재조정은 투자회사의 기업가치를 담보로 대출을 일으켜 인수구조를 바꾸는 작업이다.

이번 자본재조정 규모는 1조1000억~1조2000억원으로 파악된다. 보유 지분의 약 40%를 담보로 인정받은 수치다. 조달한 자금은 배당 형태로 투자자들에게 지급할 계획이다. 투자원금과 수익금을 투자자들에게 빨리 돌려주면 투자 기간이 줄어들어 사모펀드(PEF) 운용사의 투자성적표인 내부수익률(IRR)이 높아진다.

2013년 말 ING생명 지분 100%를 1조8400억원에 인수한 MBK는 2016년 자본재조정과 지난해 기업공개(IPO)를 통해 투자금 대부분을 회수했다. 이번 자본재조정으로 조달하는 1조2000억원은 향후 ING생명 보유지분(59.15%)을 팔아서 벌어들일 돈과 함께 고스란히 MBK의 수익이 된다.

MBK의 이번 자본재조정이 업계의 주목을 받는 건 매각 시점을 늦출 변수이기 때문이다. 실사 기간 등을 고려하면 자본재조정에는 2~3개월이 걸린다. 자본재조정이 마무리되더라도 투자금을 회수한 MBK가 곧바로 ING생명 매각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지난 1월 말 5만8500원까지 올랐던 주가가 이날 종가 기준으로 4만3600원으로 떨어진 것도 부담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주가 상승분이 모두 MBK의 수익이기 때문에 저가에 팔지 않고 주가가 재상승하기를 기다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MBK는 올해 말 상표권 사용 기한이 끝나는 데 대한 대비도 마쳤다. ING생명은 내년부터 새로 사용할 상호와 로고, 기업 이미지통합(CI) 작업에 필요한 예산을 이미 올해 사업계획에 반영했다.

약 500억원이 걸린 국제중재에서 이기는 호재도 겹쳤다. MBK는 2016년 ‘자살보험금 지급과 관련한 금액을 돌려달라’며 네덜란드 ING생명 본사를 홍콩 중재법원에 제소했다. 올해 홍콩 중재법원이 MBK의 손을 들어주면서 500억원의 추가이익이 발생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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