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코어가 이달 말 만기가 돌아오는 5500억원 규모의 기존 주식 담보대출 가운데 2000억원 이상을 상환하기로 했다. 지난해 6년 만에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한 회사가 실적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적 자신감' 두산인프라코어, 대출 2000억 갚는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는 곧 만기가 도래하는 5500억원 규모의 주식 담보대출 가운데 3500억원만 재조달(리파이낸싱)하기로 결정했다. 나머지는 상환할 예정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3월 자회사인 건설장비 업체 두산밥캣의 주식 2889만 주(22.82%)를 담보로 산업은행 외 11개사로부터 5500억원을 차입했다. 올해는 이 중 3500억원만 다시 대출받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차입 조건도 작년보다 좋아졌다. 작년 대출 조건은 만기 1년으로 금리는 연 4.3% 내외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는 만기를 2년으로 두 배 늘리면서도 금리는 연 4.5% 내외로 작년과 비슷한 수준을 적용받는다. 또 작년에 대출받았을 때는 반대매매 조항이 있었지만, 이번 대출에는 이 조항이 없어졌다.

두산인프라코어의 대출 조건이 좋아진 건 이 회사의 실적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작년 매출은 전년 대비 14.6% 늘어난 6조5679억원, 영업이익은 34.6% 증가한 6608억원이었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에서 건설장비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덕분에 영업이익은 2011년 이후 6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류승협 한국신용평가 그룹실장은 “두산인프라코어가 담보대출 규모를 줄인다는 것은 가용자원을 최대한 활용할 정도로 악화된 회사의 유동성이 좋아졌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며 “두산밥캣 주식을 활용할 수 있는 여지를 키워놓는다는 차원에서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