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롯데정밀화학·대한해운… 1분기 '벚꽃 엔딩' 기다리는 실적주
코스피지수가 2500선 회복을 목전에 두면서 시장에선 실적 개선주 찾기가 한창이다. 올 1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가 있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154곳의 영업이익은 48조4570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올해는 실적 개선 업종이 반도체뿐만 아니라 화학 해운 등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꾸준한 실적 기대되는 반도체株

올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큰 폭의 조정을 겪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11월 초 최고가(286만1000원)를 기록했다가 올 들어 220만원 선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반도체주 고점 논란이 불거지면서다. 올해 이익이 지난해보다 증가하겠지만 증가 속도가 지난해보다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올해도 반도체주의 약진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글로벌 경쟁사에 비해 저평가돼 있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도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주당순이익)은 8.0배와 4.9배로 미국 마이크론(9.3배)에 비해 낮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올해 실적이 개선되면 주가가 더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호황은 관련 부품·소재·장비주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한국경제TV 전문가인 한동훈 파트너는 반도체 소재주인 솔브레인의 1분기 실적 턴어라운드를 예상했다. 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 공급하고 있는 인산계열 부식액 에천트에 대해 독점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어 수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반도체 장비업체 테스 원익IPS 주성엔지니어링 테크윙과 반도체 소재업체인 원익머트리얼즈 솔브레인 SK머티리얼즈도 1분기 실적이 지난해보다 개선될 종목으로 꼽힌다.

경기 호황 등에 업은 화학·해운

SK하이닉스·롯데정밀화학·대한해운… 1분기 '벚꽃 엔딩' 기다리는 실적주
글로벌 경기가 회복됨에 따라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늘면서 화학업종도 덩달아 기지개를 켜고 있다. 화학업종에서 가장 높은 성장세가 기대되는 종목은 롯데정밀화학이다. 이 기업은 주력 제품인 에피클로로하이드린(ECH)과 가성소다 수요가 증가하면서 올 1분기 42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221억원)보다 92.9% 늘어나는 규모다. 한국경제TV 전문가인 이상엽 파트너는 송원산업 금호석유화학 등을 선호 종목으로 꼽았다. 증권사들은 올 1분기 두 기업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보다 각각 42.0%, 46.4%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물동량 증가로 시장에서 외면받았던 해운업종도 재조명되고 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불황으로 수년간 선박 발주가 급감했다”며 “경기회복에 따라 해운 수요는 늘어나는 반면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해운 팬오션의 1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지난해 동기보다 28.3%, 33.9%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해운 운임도 상승 추세에 있다. 벌크선운임지수(BDI)는 2016년 200포인트대까지 떨어진 뒤 최근 1100포인트대로 회복했다. 신민석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이 지수가 평균 1308포인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사드 피해株 ‘턴어라운드’ 기대

중국의 사드 보복 피해주로 꼽혔던 화장품주와 호텔주도 올해 반등을 시도할 예정이다. 한 파트너는 “외국인들의 구매가 늘면서 면세점 수익이 큰 폭으로 개선될 수 있다”며 “중국 단체관광 규제가 풀리면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며 호텔신라를 유망종목으로 꼽았다. 증권사들은 호텔신라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이 112.9%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좀처럼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던 화장품주도 실적 회복에 나서고 있다. 화장품 대장주인 아모레퍼시픽은 올 1분기 243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168억원)보단 적은 규모지만 사드 보복이 지난해 2분기부터 본격화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크게 개선된 수치다. 지난해 4분기 이 기업의 영업이익은 769억원에 그쳤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소형 화장품 브랜드를 중심으로 실적 회복을 보이고 있다”며 “올해 면세점 판매와 수출이 늘면서 반등에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잇츠한불과 코스맥스 등 중소형 화장품주도 올 1분기 실적 기대주로 꼽히고 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