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외식 계열사인 CJ푸드빌이 외부 자본을 수혈하고 해외사업을 재편하는 등 체질 개선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최대주주인 그룹 지주회사 CJ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만성적인 영업적자를 극복하려는 목적이다.

◆알짜사업 분할해 자본 확충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CJ푸드빌은 자회사 투썸플레이스 주식 1300억원어치를 텀블러아시아 등 재무적 투자자(FI)에게 최근 처분했다. 스타벅스코리아에 이어 국내 매출 2위 커피전문점 회사인 투썸플레이스는 이번 지분 매각을 위해 지난달 1일 CJ푸드빌에서 물적 분할됐다. 지난달 26일에는 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도 실시해 투자자금을 확보했다. 지분매각과 자회사 증자로 CJ푸드빌은 연결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거두게 됐다.

자회사 투썸플레이스를 활용한 CJ푸드빌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은 완전자본잠식 상태(작년 9월 말 기준)를 벗어나기 위한 고육지책이란 게 투자은행(IB) 업계의 시각이다. 투썸플레이스는 CJ푸드빌에서 외부 투자자를 유치할 수 있는 유일한 ‘알짜’ 사업으로 꼽힌다.

투썸플레이스는 50여 개 직영점과 860여 개 가맹점을 통해 작년 1~9월에 250억원 규모의 이자·세금차감전이익(EBIT)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반면 CJ푸드빌의 다른 외식 브랜드인 ‘빕스’(패밀리레스토랑), ‘뚜레쥬르’(베이커리), ‘계절밥상’(한식 뷔페), ‘비비고’(한식 전문점), ‘제일제면소’(면 전문점) 등은 인지도에 비해 충분한 현금을 벌어들이지 못하고 있다.

모회사 CJ에 더 이상 손을 벌리기 어렵다는 판단도 회사 분할을 서두르게 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CJ푸드빌은 연결 감사보고서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2014년 한 해를 제외한 모든 사업연도에 영업 손실을 냈다.

2015년 5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하고, 2016년엔 웨딩홀사업부를 355억원에 매각하는 등의 방식으로 운영자금을 충당해왔지만 모자란 자금은 모회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CJ는 세 차례에 걸친 유상증자 참여 등으로 모두 1000억원(현물출자 포함)이 넘는 자금을 CJ푸드빌에 지원했다.

◆수익성 회복 총력전

CJ푸드빌은 투썸플레이스 분할과 자본 확충을 계기로 개별 외식 브랜드의 자생적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손실을 내온 싱가포르와 일본 법인을 작년에 청산하는 등 해외사업 재편 작업도 시작했다.

하지만 이익 기여도가 높은 핵심 사업부를 분리해 ‘본체’의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외법인 지원 부담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CJ푸드빌은 작년 12월 운영자금이 바닥난 CJ푸드유럽에 59억원을, 같은 달 CJ베이징베이커리 유상증자에 참여해 65억원을 투입했다.

유상증자 참여, 자금 대여, 채무보증 등 작년 하반기에 해외법인 지원 명목으로 발표한 공시가 8건에 달한다. IB 업계 관계자는 “임차료, 인건비, 마케팅 등 고정 판매관리비 부담을 줄이기 어려운 가운데 해외사업은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수익성 회복을 위한 노력이 성과를 거두기까지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고 말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