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회사가 지난해 실적을 바탕으로 주주에게 지급하는 배당금 규모가 3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상장사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데다 투자자의 이익 환원 요구가 커지면서 배당 규모가 큰 폭으로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상장사 배당금 '역대최대'… 30조 넘는다
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26일까지 2017년 실적에 대한 결산배당 계획을 공시한 739개 상장사의 현금 배당금 총액(중간배당 포함)은 24조212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기업의 전년 배당금 총액(19조2489억원)보다 25.8% 늘어났다.

국내 주식시장 ‘대장주’인 삼성전자(증가율 46.0%)를 비롯해 SK하이닉스(66.7%) 네이버(30.4%) KB금융(54.0%) 등 시가총액 상위 기업이 배당금 규모를 대폭 늘렸다. 아직 배당 계획을 밝히지 않은 300여 개 기업의 배당금까지 합치면 국내 상장사의 지난해 배당금 총액은 30조원을 넘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 관측이다.

국내 상장사의 배당금 규모는 2012년 이후 매년 증가를 거듭하는 추세다. 2012년 14조2767억원이던 배당금 총액은 2016년 24조2514억원으로 4년 만에 70% 가까이 불어났다.

일각에선 배당금 증가 속도가 지나치게 가파르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3년간 국내 상장사의 주당 배당금은 연평균 15.85% 늘어났다. 세계 기업 평균치(7.02%)의 두 배를 웃도는 수치다. 유환익 한국경제연구원 혁신성장실장은 “국내 기업은 주주에게 단기적 이익인 배당 대신 공격적인 재투자로 기업을 키워 주가 상승을 이끄는 식으로 보상해 왔다”며 “과도한 배당은 기업의 성장 잠재력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