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보핵산(RNA) 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 기업 올리패스의 ‘몸값’이 장외시장에서 뛰고 있다. 이 회사가 개발한 RNA 치료제가 이르면 연내에 유럽에서 임상시험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코스닥시장 상장에 대한 기대까지 더해져 올 들어 주가가 30% 넘게 올랐다.
[장외주 탐방] 신약후보 많은 올리패스… 특례상장 추진
◆비(非)마약성 진통제 유럽 임상 추진

올리패스는 상장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 키움증권과 연내 상장을 목표로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기술특례 상장은 적자를 내고 있지만 기술력과 성장성을 갖춘 기업이 외부 검증기관 평가를 거쳐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올리패스 기술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강하영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올리패스가 독자 개발한 ‘올리패스 올리고핵산’은 질병을 유발하는 유전자의 발현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고, 여러 질병 치료제에도 쉽게 적용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올리패스는 RNA 치료제 중 하나인 비마약성 진통제의 유럽 임상 1상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 측은 “연내에 다수 신약 후보 물질(파이프라인)들이 전(前)임상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올해 실적 대폭 개선될 것”

올리패스는 3년여 전부터 주관사를 선정하고 코스닥시장 직상장을 추진했지만 실적 부진이 이어지자 최근 기술특례 상장으로 방향을 바꿨다. 올리패스 매출은 주로 신약 기술이전 계약을 통해 나온다. 하지만 지난 2년간 기술수출 실적이 없어 영업손실이 커졌다.

2015년 53억원이었던 영업손실은 2016년에 87억원으로 늘어났다. 작년에는 3분기까지 71억원의 적자를 냈다. 올리패스 관계자는 “올해 여러 건의 기술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스닥시장 상장 기대로 올리패스는 장외시장에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사설 장외주 거래 사이트인 38커뮤니케이션에서 올리패스의 매수 호가는 27일 기준으로 4만8000원이다. 연초보다 33.33% 오른 가격이다. 발행 주식(통일 주권) 수가 약 1150만 주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업 가치(시가총액)는 이 기간 4142억원에서 5810억원으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증권업계의 설명이다.

◆기관투자가 관심 높아

올리패스는 작년 말 다수 자산운용사와 벤처캐피털(VC)로부터 총 35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해 11월 미래에셋캐피탈과 미래에셋벤처 SV인베스트먼트 등을 대상으로 200억원 규모의 사모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12월엔 같은 방식으로 지엔텍 등 VC와 자산운용사에서 150억원을 추가로 투자받았다. 주식 전환가는 3만원으로, 현재 매수 호가의 절반 수준이다. 올리패스는 투자받은 돈을 해외 특허 등록과 전임상 완료, 폐섬유증과 2형 당뇨 등 추가 파이프라인 개발 등에 쓸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올리패스가 아직 외부 검증기관의 기술 평가를 받지 않은 건 투자자들이 염두에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 RNA

리보핵산. DNA가 생산하는 유전정보를 토대로 단백질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 RNA 치료제는 질병을 유발하는 유전자를 RNA 단계에서 파괴하는 방식으로 질병을 치료한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