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들이 주식 거래량을 늘리기 위해 잇달아 액면 분할에 나서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만도, 휠라코리아, KISCO홀딩스, JW생명과학 등 8개 상장사가 액면 분할을 결정했다. 만도와 휠라코리아, KISCO홀딩스 등은 주식 액면가를 종전 5000원에서 1000원으로 나누는 5 대 1 분할을 결정했다. JW생명과학도 액면가를 5000원에서 2500원으로 쪼개기로 했다.

이들 기업의 액면 분할은 다음달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5월께 이뤄진다. 앞서 지난달 말 국내 주식시장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주식 액면가를 5000원에서 100원으로 분할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액면 분할은 주식 액면가를 일정 비율로 나눠 유통 주식 수를 늘리는 것이다. 주당 가격이 높아 거래가 부진한 주식을 쪼개 거래를 활성화하고 기업 가치를 높이려는 의도로 기업들이 활용한다. 지난 23일 액면 분할 결정을 발표한 KISCO홀딩스는 이날 거래량이 1만6043주로 전 거래일(3786주)보다 4.2배 늘었다. 휠라코리아의 하루 평균 거래량은 액면 분할 결정 전보다 열 배 넘게 증가했다.

이달 들어 휠라코리아, 만도 등 시가총액이 비교적 큰 기업이 연이어 액면 분할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이날 종가 기준 만도의 시가총액은 2조3713억원, 휠라코리아는 1조2223억원이다. 과거에는 주로 주식 거래가 부진한 중소형주가 액면 분할을 했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2000년 이후 액면 분할한 592개 상장사 중 시총 1조원 이상인 종목은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12개뿐”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액면 분할이 단기적으로는 주가에 호재지만 실적 등 펀더멘털(기초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주가가 꾸준히 오르리란 보장이 없다고 지적했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가는 펀더멘털을 따라가기 마련”이라며 “액면 분할 결정 직후 단기간에 주가가 오른 기업은 조정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