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 고려개발 대림코퍼레이션 등을 거느린 대림그룹이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 등 지배구조 손질에 나섰다. 대림코퍼레이션을 중심으로 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지 관심을 끌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림코퍼레이션은 다음달 9일부터 29일까지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과 오라관광 등이 가진 자사 주식 55만 주(5.22%)를 447억원에 취득하기로 했다. 오라관광은 보유 중인 대림코퍼레이션 주식 4.3%를 전량 처분할 계획이다.

대림그룹은 ‘대림코퍼레이션→대림산업→오라관광→대림코퍼레이션’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오라관광이 대림코퍼레이션 주식 매각을 마무리하면 대림그룹의 순환출자 고리가 끊긴다.

대림그룹이 지난달 14일 일감 몰아주기를 해소하고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등 경영을 전면 쇄신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이 부회장이 지분 52.3%를 보유한 물류업체 대림코퍼레이션이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벗어나려는 시도를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림코퍼레이션은 지난해 들어 9월 말까지 계열사 거래로 756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체 매출의 32.3%에 달하는 규모다.

우선 대림코퍼레이션이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물류사업부를 떼어내 대림산업에 출자하는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 이 회사는 물류사업 출자 대가로 대림산업의 신주를 받고 지분율을 높여서 대림산업을 지배하는 지주사 체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 경우 대림산업 소액주주 지분가치가 희석돼 안팎의 반발을 불러올 우려가 있다. 이 때문에 대림코퍼레이션이 물류사업부를 대림산업에 매각하고 그 자금으로 대림산업 지분을 취득하는 방식이 더 유력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대림그룹 관계자는 “지주사 전환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