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달 금리인상 가능성↑…"한미 기준금리 역전 대비해야"
미국 중앙은행(Fed)이 다음달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최근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번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여 한미간 기준금리 역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는 관측이 나온다.

22일 오전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2.1bp(1bp=0.01%) 오른 2.822%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연중 최고치인 2.807%(지난 20일 종가 기준)를 웃도는 수준이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급등한 데 따른 영향이다. 전날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2.950%까지 오르면서 2014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발표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매파적으로 해석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의사록은 "거의 모든 참석자가 인플레이션이 중기적으로 2% 목표를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며 "경제성장이 추세를 웃도는 데다 노동시장도 강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결과"라고 밝혔다.

미국이 다음달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한미 기준금리 역전이 임박했다는 관측이다.

채권 전문가들은 다음주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의 마지막 금통위인 만큼 통화정책을 변경하기엔 부담스럽고, 이달 물가 상승 압력도 높지 않다는 점에서다.

허태오 삼성선물 연구원은 "올 들어 해외 동향에 끌려 다니던 국내는 지표 여건상 당분간 기준금리 인상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며 "기준금리 역전을 받아들이고 시장이 반영해야 할 시점이 온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다음달 미국 기준금리가 오르면 1.50~1.75%로, 한국 기준금리 1.50%보다 0.25%p 높아지게 된다. 기준금리 역전은 2007년 8월 이후 10년만이다. 통상 기준금리가 역전되면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출 가능성이 높아진다.

다만 원화강세 기조가 유지되고 있는 만큼 금리 역전에 따른 자금유출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김지만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 금리 역전 가능성이 이미 시장에 많이 반영된 만큼 추가 자금 유출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외국인 국내 채권보유 잔고에서 외국 중앙은행 비중도 55.3%로 이전보다 안정적인 구조를 띄고 있다"고 지적했다.

허 연구원도 "한미간 기준금리가 0.25% 정도 차이가 나는 만큼 해외로 자금 유출될 가능성은 적을 것"이라며 "다만 장기물 금리는 해외 금리 상승 영향을 강하게 받아 상승 추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3월 FOMC 기점으로 장기물 금리가 하향 안정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한미 기준금리 역전 이슈 외에 미국의 무역규제 등 다른 이슈들이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며 "3월 FOMC를 기점으로 우리나라 장기물 금리는 하향 안정화를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