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종금증권은 22일 자동차·철강 업종에 대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은 전면 개정보다는 미세 조정에 그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연초 이후 미국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이 있지만 한미 FTA 재협상이 진행되더라도 관련 분야 우려도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승훈 애널리스트는 "재협상이 진행된다 하더라도 주력 산업에 대한 관세철폐 기간 지연 내지는 관세율 재산정 등 전면적인 개정보다는 미세 조정에 무게를 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행정부 간의 협상이 완료되더라도 의회 비준을 거치는 데까지 최소 1년 이상이 소요되기에 당장의 수출을 제약하는 요인이 되지 못한다"고 내다봤다.

자동차는 FTA 조항을 건드릴 유인이 낮은 것으로 봤다. 그는 "관세 조정은 미국 자동차의 국내 점유율 확대에 도움이 되지 못하며, 이를 조정할 미국측의 명분도 크지 않다"면서 "FTA 이후 미국산 자동차 판매량이 늘었고 점유율이 상승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취임 이후 미국 무역대표부가 발간한 2017년 무역장벽보고서엔 FTA 체결 이후 5년(2011~2016)간 한국으로의 미국산 자동차 수출이 280% 증가하면서 같은 기간 중 세계 시장으로의 미국 자동차 수출 증가폭(약 14%)의 20배에 달한다는 긍정적 평가를 내놨다는 점 등을 예로 들었다.

철강업에 대해선 "강관·강선을 제외한 철강제품의 대미 의존도는 2015년 10.2%에서 2017년 6%로 크게 하락해 있다는 점에서 영향은 우려 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며 "강관업의 경우 해외생산 확대로 대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투자자 관점에선 불확실한 정치적, 외교적 문제를 크게 우려하기보단 최근의 경기순환적인 대미 수출환경 개선 가능성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