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2월13일 오전 4시12분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루미마이크로가 발광다이오드(LED) 업황 악화로 5년째 적자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루미마이크로는 부동산 등 자산 매각으로도 재무구조가 나아지지 않자 생산설비를 이전하고 외주 생산을 늘리는 등 비용 감축에 들어갔다.

◆연이은 적자에 자본 반토막

[마켓인사이트] '적자 수렁' 루미마이크로, 설비이전 등 비용감축 안간힘
루미마이크로의 실적이 나빠진 건 2013년부터다. LED시장에 공급과잉이 이어져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제품 판매가격이 떨어진 여파가 컸다. 이 회사는 그해 25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이전까지 일본 LED시장 호황에 힘입어 호실적을 냈지만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주고객사 엔도의 주문물량이 줄어들면서 수익성이 나빠지기 시작했다. 루미마이크로는 이때부터 5년 연속 순손실을 내며 작년 말까지 203억원의 적자가 쌓였다.

지속적인 적자에 자본 규모도 줄고 있다. 2013년 354억원이던 루미마이크로의 자기자본 규모는 지난해 178억원으로 감소했다. 2014년 경기 수원시에 있는 토지와 건물을 85억원에 처분하는 등 자산매각 카드를 꺼냈음에도 재무구조는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회사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추가 원가절감 방안을 추진한다. 직접 제조해온 LED 패키지를 외부에서 구매하고, 일부 완제품 제조 업무도 중국 업체에 맡길 계획이다. 생산시설을 점진적으로 중국으로 옮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떨어지는 기업가치

루미마이크로 주가는 지지부진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6월 1500원대였던 주가는 현재 1000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20일 루미마이크로는 전날보다 5원(-0.48%) 하락한 1030원으로 장을 마쳤다. 자금조달 여건도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달 초 사모 전환사채(CB) 20억원어치를 조기 상환했다. 만기까지 2년6개월이 남았지만 주가 하락으로 해당 CB의 투자매력이 떨어지자 투자자들이 조기 상환 청구권(풋옵션)을 행사해 원리금을 회수해갔다.

루미마이크로는 다음달 9일 5년 만기 신주인수권부사채(BW) 50억원어치를 공모로 발행할 계획이다. 3월6일부터 7일까지 투자자를 상대로 청약을 받는다. 신주인수권은 올 4월부터 주당 1025원으로 행사할 수 있다. 투자자가 내년 9월부터 루미마이크로에 조기 상환 청구를 행사하는 조건도 붙어 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