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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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증시가 미국의 금리 상승에도 오르고 있다. 설 연휴 동안 미국 뉴욕증시는 4~5%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고, 덩달아 국내 증시도 뛰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이 반드시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근의 금리 상승이 견고한 경제 펀더멘털(기초 체력)을 바탕으로 진행되는 만큼 증시에 우호적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19일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모두 큰 폭으로 상승하는 중이다. 이날 오전 11시1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보다 18.26(0.75%) 오른 2440.09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닥지수도 18.62(2.20%) 증가한 866.65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 뉴욕증시가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지난주 뉴욕증시는 3대 지수 모두 상승세를 나타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지수는 지난 6일 연속 뛰며 전주보다 4.25% 오른 25219.38에 거래를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도 5.31%의 큰 폭을 상승세를 보이며 7239.47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도 4.3% 오른 2732.22에서 종가를 형성했다. 최근 5년새 주간 상승폭이 가장 컸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설 연휴 기간 동안 미국 뉴욕증시는 기업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올랐다"고 설명했다.

미국 증시는 올해 1월 말~2월 초 급락했다. 미국의 장기 금리가 크게 뛰었고, 1월 임금 상승률(2.9%)이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공포가 투자자들에게 퍼지면서 증시 조정세가 이어졌다. 이에 국내 증시 또한 지지부진한 움직임 보였다.

하지만 이달 중순에 접어들면서 금리 상승 흐름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글로벌 증시는 반등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투자자들이 글로벌 경기 및 기업 실적 개선에 대한 신뢰감을 회복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주식시장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경기 회복을 전제로 한 금리 상승세는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만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안진아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올라간다고 해서 주식시장이 무조건 침체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경기 개선이라는 전제 조건이 있을 경우 금리와 주가가 동반 상승할 수 있다"고 했다.

경기 개선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경제성장률이 상향 조정 됨에 따라 기업 이익이 늘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진다는 것이다. 이때 경기 개선과 기업 실적 호조 등으로 인한 이익 모멘텀이 금리 상승으로 인한 주식시장 할인율 상승보다 큰 경우 금리와 주가의 동반 상승세가 펼쳐질 수 있다는 게 안 연구원의 분석이다.

특히 기업 이익 증가에 대한 기대가 정보기술(IT) 업종을 중심으로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 국내 증시에도 우호적이다. 지난 설 연휴기간 동안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4%대의 강세를 보이며 미국 증시 상승을 주도했다.

서 연구원은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은 미국 기술주 영업이익이 3분기와 4분기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0.0%, 22.0% 오른 것에 이어 1분기에도 20.4% 증가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며 "미국의 기술주 영업이익 전망은 대미 수출이 많은 국내 IT 기업들에게도 우호적"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증시가 완전히 상승 추세로 돌아섰다고 보기는 아직 이르다는 의견도 나왔다. 오는 21일 미국의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에 이어 다음달 22일 예정된 FOMC 회의까지는 변동성 확대 압력에 주의해야 할 시점이라는 판단이다.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해당 이벤트를 통해 미국 중앙은행의 급진적인 긴축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는 점이 확인된다면 시장은 주가 하락, 금리 변동과 같은 가격 변수에서 다시 펀더멘털로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판단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