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發) 글로벌 증시 조정으로 코스닥시장이 큰 폭의 조정을 받은 가운데에도 코스닥 공모주시장엔 훈풍이 이어지고 있다. 올 들어 코스닥에 상장한 새내기주 8개 중 7개가 상장 첫날 공모가를 웃도는 가격에 장을 마쳤다. 반면 공모주펀드 중 일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판매되는 공모펀드 수익률은 1% 미만에 그쳐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새내기주 연이어 상한가 행진

새내기주 잇단 상한가 '훈풍'에도 공모주펀드 수익률은 '찬바람'
코스닥시장에 지난 13일 신규 상장한 동구바이오제약은 첫날 가격제한폭(9600원·상승률 30%)까지 오른 4만1600원으로 장을 마쳤다. 공모가(1만6000원)의 두 배인 3만2000원으로 시초가를 형성한 동구바이오제약은 장 초반부터 상한가로 직행했다. 상장 첫날 종가는 공모가보다 160.00%(2만5600원) 올랐다.

12일 코스닥에 상장한 알리코제약도 첫날 상한가를 치며 공모가(1만2000원) 대비 두 배 가까이 오른 2만3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어 13일에도 상한가까지 치솟아 3만550원에 마감했다. 지난 1일 코스닥에 입성한 래시가드 등 제조회사 배럴 역시 상장 첫날부터 이틀 연속 상한가를 쳤다.

연초 이후 코스닥에 상장한 8개 새내기주 중 상장 첫날 공모가를 넘지 못한 곳은 아스콘(아스팔트 콘크리트) 제조기업인 SG가 유일하다. 상장 첫날 상승률(공모가 대비 종가 기준) 순위는 동구바이오제약(160.00%), 알리코제약(95.83%), 카페24(48.60%) 순이다. 이들의 상장 첫날 평균 수익률은 48.41%였다.

코스닥지수는 지난달 29일 927.05까지 올랐다가 이달 들어 급락해 이달 13일엔 829.39까지 밀렸다. 하지만 공모주시장엔 별다른 타격이 없는 분위기다. 증권업계는 작년 이후 상당수 공모주가 상장 후 큰 폭으로 오르자 투자자들의 자금이 시장으로 지속적으로 흘러들어오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됐다고 분석했다.

기관투자가들이 상장 뒤 일정 기간 매도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보호예수 조건을 걸면서 상장 직후 유통물량이 줄어든 점도 영향을 미쳤다.

◆수익률 엇갈린 공·사모 공모주펀드

새내기주는 뜨겁지만 이 주식을 담는 공모주펀드의 성과는 공모펀드냐, 사모펀드냐에 따라 엇갈리고 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112개 공모주펀드(공모)는 평균 0.05%의 수익을 내는 데 그쳤다.

대부분의 공모주펀드(공모)는 자산의 80~90%가량을 채권에 운용하고 나머지는 공모주에 투자해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도록 설계돼 있다. 최근 채권금리 상승(채권가격 하락)으로 이들은 타격을 받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공모주 펀드매니저는 “최근 주가가 급등한 공모주들은 대부분 중·소형주”라며 “공모주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들이 공모주 물량을 많이 배정받지 못해 수익률 개선에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49명 이하 개인 투자자에게 사모로 판매된 공모주펀드 수익률은 날개를 달았다. 한국형 헤지펀드인 ‘현대인베스트먼트 어벤저스 공모주 2호’는 이달 들어 1.52%의 수익을 냈다. 헤지펀드 운용사 관계자는 “공모펀드와 달리 헤지펀드는 레버리지(부채)를 끌어다 투자할 수 있고 채권과 주식 비중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며 “공모주에 투자하는 헤지펀드들은 채권 투자 비중이 낮아 수익률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고운/나수지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