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이후 ‘팔자’ 공세를 이어가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주식시장에서 저평가 종목은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은 최근 2주간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3619억원을 순매도했다.

2.3조 매물 쏟아낸 외국인… PER 낮은 종목은 샀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가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2598.19)를 기록한 지난달 29일 이후 지난 9일까지 2주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SK하이닉스(2708억원 순매수)였다. 현대자동차(740억원) 삼성SDS(700억원) 엔씨소프트(592억원) 롯데쇼핑(553억원)이 뒤를 이었다.

이들 주식은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과 주가순자산비율(PBR·주가/주당순자산) 등 가격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낮다. SK하이닉스는 12개월 예상 PBR이 1.03배, 현대차는 0.59배에 불과하다. PBR이 1배 미만이면 해당 기업 주가가 자산을 다 팔고 사업을 청산할 때의 가치보다 낮다는 의미다.

이익 대비 주가도 싼 편이다. SK하이닉스의 12개월 예상 PER은 4.2배로 유가증권시장 평균인 9배에 훨씬 못 미친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은 주가가 반등할 때 상승폭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저평가주를 주로 사들였다”고 분석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판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2주 동안 1조843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다음으로는 셀트리온(8218억원) 삼성SDI(2229억원) LG화학(2116억원) 카카오(1944억원) 순이었다. 최근 주가 상승폭이 컸던 성장주다.

외국인이 쏟아낸 매물은 개인투자자들이 가져갔다. 개인은 최근 2주간 삼성전자(2조6046억원) 셀트리온(1조928억원) 삼성SDI(3798억원) LG화학(2285억원) 카카오(1949억원) 순으로 많이 사들였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