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가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한 금액이 사상 최대치로 불어나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정 수준 이상으로 주가가 떨어지면 돈을 빌려준 증권사가 자동으로 주식을 파는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6일 기준 신용거래융자가 11조4037억원을 기록했다고 8일 밝혔다. 사상 최대치는 5일의 11조4247억원이다. 유가증권과 코스닥시장을 합친 신용거래융자가 11조원을 넘어선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신용거래융자는 지난해 1월 말 7조1292억원에서 1년여 만에 60% 늘었다.

지난해부터 주식시장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신용거래융자도 함께 증가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나란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해도 은행 이자보다 높은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하는 투자자가 늘었다. 유진투자증권 DB투자증권 등 일부 중소형 증권사는 빌려줄 수 있는 돈이 부족해 신용거래융자 서비스를 일부 중단하기도 했다.

문제는 시장이 하락세로 돌아서거나 크게 출렁일 때다. 통상 신용매매는 주가가 주식담보비율 140% 밑으로 떨어지면 추가담보를 요구(마진콜)하거나 주식을 파는 반대매매가 일어난다. 가령 투자자가 자기 돈 500만원과 증권사에서 빌린 돈 500만원으로 1000만원어치 주식을 샀을 때 주식 가격이 빌린 돈의 140%에 해당하는 700만원 아래로 떨어지면 반대매매가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5일부터 주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주식시장에서 반대매매가 속출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5~7일 유가증권과 코스닥시장에서는 하루평균 152억원 규모의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졌다. 지난달 하루평균 반대매매 금액(55억원)의 세 배에 가까운 물량이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