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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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4분기 한미약품이 지속형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의 미국 판매허가를 신청할 것이란 소식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한미약품의 연구개발(R&D) 상승 동력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의 롤론티스 개발 협력사인 미국 스펙트럼은 임상시험 3상 첫 번째 결과를 발표했다. 호중구감소증이 발생한 초기 유방암 환자 40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 롤론티스는 기존 약물인 암젠의 '뉴라스타' 대비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이미 두 번째 임상시험 3상 환자 등록을 마친 스펙트럼은 올해 4분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롤론티스의 판매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롤론티스는 한미약품의 약효 지속 기술인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다. 2012년 스펙트럼에 기술 이전된 바 있다. 당시 한미약품은 2억3800만달러에 한국, 중국, 일본을 제외한 롤론티스의 전 세계 판권을 스펙트럼에 팔았다. 판매에 따른 로열티(경상 기술료) 비율은 총매출액의 두 자릿수 중반 수준이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롤론티스의 시장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태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두 번째 임상시험 3상 환자 모집도 끝난 만큼 연내 판매허가 신청이 가능할 것"이라며 "글로벌 제약바이오 데이터 서비스인 Cotellis가 전망한 롤론티스의 2023년 예상 매출액은 약 5억달러에 이른다"고 말했다.

롤론티스가 기존 호중구감소증 치료제인 뉴라스타를 위협할 의약품으로 떠오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번 임상시험을 통해 롤론티스가 뉴라티스와 약효가 비슷하고, 지속시간이 더 길다는 것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뉴라스타는 1주 1회 투여해야하지만 롤론티스의 약효는 3주간 지속된다.

뉴라스타는 지난해에만 65억4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린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이미 미국 특허가 2015년 10월에 만료됐지만 뉴라스타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는 없다. 현재 시장에 뉴라스타를 대적할 만한 상대가 없는 셈이다.

이승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뉴라스타보다 약효가 긴 롤론티스의 임상 유효성을 입증했다"며 "롤론티스는 계열 내 최고 신약(베스트 인 클래스)으로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시장을 석권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런 성과에 따라 앞으로 한미약품의 R&D 성장동력도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롤론티스의 임상시험 3상 성공 소식은 한미약품 R&D 모멘텀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한미약품의 주가가 올해 고점 대비 약 16% 급락한 점을 고려했을 때 현재 주가는 저점 매수 유효구간"이라고 조언했다. 선 연구원은 한미약품을 제약바이오 주(株) 최선호 주로 제시했다.

한미약품은 올해 다수의 R&D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올 2분기에는 미국 일라이릴리에 기술 수출한 면역질환 치료제 'HM71224'의 글로벌 임상2상 중간 결과를 발표한다. 하반기에는 존슨앤드존슨에 기술수출한 비만 신약 'HM12525A'의 미국 임상 1상 결과를 공개한다.

김근희 한경닷컴 기자 tkfcka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