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4%대 고금리 회사채에 개인투자자의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채권금리가 상승하면서 개인 투자금 중 일부가 채권 발행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 4%대 고금리 회사채에 '뭉칫돈'
DGB금융지주가 영구채 형태의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코코본드) 1500억원어치를 발행하기 위해 지난달 31일 시행한 수요예측에 3040억원의 ‘사자’ 주문이 들어왔다. 지방 금융지주사가 발행하는 영구채에 3000억원 이상 수요가 몰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채권 발행실무를 주관한 KB증권에 따르면 이 중 2000억원가량은 증권사 소매판매(리테일) 창구에서 들어왔다.

수요예측을 앞두고 연 4.6~5.1% 금리로 채권을 발행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자 개인투자자가 몰렸다는 후문이다. 이 같은 흥행 결과 DGB금융지주는 당초 계획보다 낮은 연 4.47% 금리로 채권을 발행하기로 했다. DGB금융지주 자회사 대구은행이 지난달 30일 발행한 1000억원 규모의 코코본드에도 2500억원의 매수주문이 들어왔다.

개인 투자금이 채권 발행시장에 흘러들면서 기관이 투자를 꺼리는 ‘BBB급’ 회사채도 잇달아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지난달 AJ네트웍스(2년물·100억원)와 한진(1년6개월물·900억원)의 회사채 수요예측에는 각각 470억원과 1040억원의 ‘사자’ 주문이 들어왔다. AJ네트웍스(연 4.265%)와 한진(연 4.121%) 모두 연 4%대 초반 금리를 제시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리 상승세로 채권에 붙는 절대금리가 높아지면서 자산가 사이에서 고금리 회사채가 ‘매력적인 확정이자형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3년 만기 회사채(AA-급) 금리는 지난 2일 연 2.786%로 마감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지난해 11월 말 대비 0.155%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2.25%로 같은 기간 0.175%포인트 올랐다. 지난달 30일엔 3년3개월 내 최고치(연 2.304%)를 기록하기도 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