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가팔라진 금리 상승세…불안감 커진 증시, 대응 전략은?
국채 금리 상승세(채권 가격 하락세)가 가파르다. 미국의 3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다. 이 여파로 미국 등 주요국 국채 금리가 일제히 상승했다. 국내 채권시장의 분위기도 비슷하다. 증시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금리 상승세에 대비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 가팔라진 국채 금리 상승세

2일 오전 11시15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0.95포인트(1.59%) 내린 2527.59을 기록 중이다. 이날 지수는 2560선에서 하락 출발했다.

간밤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미국의 장기 국채 금리 상승세 속에 혼조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최근 기업들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지만, 국채 금리 상승이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리는 연초부터 큰 폭으로 뛰어올랐다"며 "10년 만기 국채금리를 기준으로 한국은 0.30%포인트 상승했고 미국과 독일, 영국은 각각 0.30%포인트, 0.27%포인트, 0.32%포인트, 일본도 0.04%포인트 올라 0.1%에 다다랐다"고 전했다.

지난 연말 이후 글로벌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미국, 한국, 독일 등의 10년물 금리는 2014~201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김 연구원은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정책금리를 유지했지만 여전히 이들 국가의 경제 성장 모멘텀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면서 긴축으로의 전환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시장의 예상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중앙은행(Fed)가 물가 상승 전망에 자신감을 보인 점이 금리 인상에 대한 전망을 더하고 있다. Fed는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면서 국제 유가 상승 등 여파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한층 고조될 것이란 확신을 토대로 금리 인상 명분 쌓기에 나서고 있다. 시장에서는 오는 3월을 비롯해 올해 최소 3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전망하고 있다. 국채 금리도 더욱 가파른 오름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 증시 불안감 커져

국채 금리가 오르면서 주식 시장에서도 그 여파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금리가 더 오르면 위험자산인 주식에서 안전자산인 국채로 자금이 대거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 실적에도 영향을 미친다, 국채 금리 상승이 회사채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면 기업 자금조달 비용은 높아진다. 싸게 자금을 조달해온 기업 실적이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장중 연 2.7%를 돌파하면서 증시가 일제히 하락한 것이 그 예다. 이날 미국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올해 들어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이 여파로 국내 증시도 떨어졌다.

허태오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10년 금리가 2.7%를 돌파하자 기업 조달 비용 증가를 우려한 주식시장이 반응을 나타내기 시작했다"며 "이제는 금리 수준 변화에 적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짚었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글로벌 경기가 좋아진 것 중 하나가 민간 신용 사이클이 확장된 측면이 있는데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 신용사이클이 위축될 수 있다"며 "금리 상승속도가 이같이 유지되면 경계심을 강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유안타증권은 금리 상승으로 증시가 하락하는 임계점은 미국 10년물 금리 3%가 될 때라고 분석했다.

◆ "산업재 주목하라"

금리 상승기를 맞아 주식 투자자들도 새로운 투자 전략 수립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금리 상승기에도 주가가 오를 만한 유인이 있는 업종을 선별하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산업재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기업들의 미래 투자 자금조달 비용이 현재보다 비싸지는 만큼 투자 지출을 앞당겨 실시할 유인이 발생한다는 점에서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채 10년물이 상승하는 추세에 따라 MSCI 글로벌 주식지수(ACWI·All-Country World Index) 산업재 상대 강도도 강해지는 모습을 보인다"며 "금리 상승 추세가 형성되는 구간에서 글로벌 투자 사이클의 회복이 수반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키움증권은 가치주 투자를 금리상승기 유망한 전략으로 꼽았다. 미래 주가에 대한 할인율이 커져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은 종목의 투자매력이 상대적으로 감소해 저평가 가치주가 주목을 받는다는 점에서다. 이 증권사의 이상욱 연구원은 "PER가 낮은 기업 중 주가 상승 모멘텀이 강한 종목을 매수하는 것을 뜻한다"고 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