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중국 대기업 2곳, KTB투자증권 2대 주주 된다
마켓인사이트 2월2일 오전 1시5분

중국 대기업 두 곳이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된 KTB투자증권의 주요 주주가 된다. 이병철 KTB투자증권 부회장이 권성문 회장이 보유한 회사 지분 18.76%를 인수하기로 한 가운데 중국 기업들이 우호적 성격의 재무적 투자자(FI)로 합류하기로 했다. KTB투자증권이 이번 거래를 계기로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대기업 두 곳이 이 부회장과 함께 KTB투자증권 지분 18.76%를 공동으로 인수하기로 했다. 주당 가격은 5000원으로 총거래금액은 약 660억원이다. 이미 이 부회장은 66억원을 계약금으로 납입했다. 이달 안에 모든 지분거래가 종결될 것으로 보인다.

거래를 마치면 이 부회장은 KTB투자증권의 최대주주가 된다. 중국 대기업들은 투자자로서 KTB투자증권의 중국 및 아시아 등 해외시장 진출을 돕는 파트너 역할을 할 예정이다.

이번 지분 인수는 지난달 3일 이 부회장이 권 회장 보유 지분을 사들이기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부회장은 권 회장이 제3자에 매각하려던 지분 18.76%를 우선매수권을 행사해 인수하기로 했다. 이 부회장은 기존에 보유한 지분 14%를 포함해 총 32.76%를 보유하게 된다.

다만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재무적 투자자와 함께 지분을 인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개인이 인수대금 600억원을 조달하기에는 부담이 너무 큰 데다 경영권을 유지하는 데 40%에 가까운 지분까진 필요하지 않다는 분석에서다.

이 부회장은 중국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중국 기업을 투자자로 유치한 것으로 보인다. KTB투자증권 계열사들은 그동안 중국 시장 진출에 공을 들여왔다. 벤처캐피털(VC) 자회사인 KTB네트워크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중국 현지에 3000억원 규모의 운용자산(AUM)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VC 중 가장 활발히 중국에 투자하는 회사 중 하나다. KTB자산운용도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중국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

KTB는 중국 시장 외에도 해외 영토 확장에 적극적이다. KTB투자증권은 이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 나선 2016년 7월 이후 해외 투자를 빠르게 확대해왔다. 해외 첫 항공기 투자에 성공했고 해외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시장 진출 등 새로운 사업도 꾸준히 추진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KTB투자증권은 이 부회장 체제에서 IB 부문을 강화하면서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좋아졌지만 지난해 경영권 분쟁으로 주춤했다”며 “올해 그동안 하지 못한 해외투자 확대를 위해 글로벌 파트너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다올신탁 사장, 하나금융지주 부동산 그룹장 등을 거친 부동산 투자 전문가다. 2016년 7월 KTB투자증권 공동대표로 합류했다.

이날 KTB투자증권의 주가는 전날보다 9.69% 오른 6000원에 장을 마쳤다.

김태호/정영효 기자 highk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