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물가 상승 전망 속에 최근 이틀간의 내림세에서 반등했다.

31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2.50포인트(0.28%) 오른 26,149.3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38포인트(0.05%) 높은 2,823.8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9.03포인트(0.12%) 상승한 7,411.48에 장을 마감했다.

또 다우존스 지수와 S&P 500 지수는 1월에 5.6%와 5.8% 올랐다.

둘 다 2016년 3월 이후 최고의 한 달을 보냈다.

나스닥 지수는 7.3% 상승했다.

이는 2015년 10월 이후 가장 크다.

이날 지수는 상승 출발했으나 오후 들어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이 나오자 한때 반락하기도 했다.

연준은 이날 이틀에 걸친 FOMC 정례회의 후 공개한 성명에서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1.25~1.50%로 동결했다.

연준은 종전대로 경제가 견고한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진단하고 시장의 3월 기준금리인상 기대를 낮출만한 언급은 내놓지 않았다.

연준은 물가가 올해 지속해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며 중기적으로 연준의 목표치인 2% 부근에서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3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77% 반영했다.

하루 전에는 71%였다.

최근 증시는 연일 최고치 경신에 따른 피곤에다 물가 상승 기대로 미국의 장기 국채 금리가 상승세를 보인 탓에 투자 심리가 악해진 상태다.

국채 금리의 빠른 상승은 자산간 자금 이동을 초래할 수 있으며 특히 위험자산인 증시에서 자금 유출을 부추길 수 있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이날 3년여 내 최고 수준인 2.72%에서 마쳐다.

미 국채 금리의 상승은 세계 경기 호조에 따라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시장은 업종별 등락과 기업실적 발표도 주목했다.

업종별로는 부동산이 2% 올라,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다음 유틸리티가 1.1%, 기술이 0.7%, 산업이 0.4% 순서였다.

하락 폭은 헬스케어가 1.4%로 가장 컸고, 다음 필수 소비재 0.4%, 임의 소비재 0.3% 순서였다.

개별 종목으로는 다우 지수 구성 종목인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의 주가가 실적 호조에 4.9% 올랐다.

보잉의 지난해 4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4.80달러로 팩트셋 전망치 2.89달러를 크게 넘어섰다.

미국 최대 주택건설업체인 디알호튼(D.R. Horton)의 주가가 순익 호조에 1% 올랐다.

회사는 지난해 12월 마감된 분기의 순이익이 1억8천930억 달러(주당 49센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팩트셋은 주당순이익(EPS) 44센트를 예상했다.

제약회사인 일라이 릴리의 주가는 지난해 4분기 실적 호조에도 5.4% 내려서 마쳤다.

일라이 릴리는 지난해 4분기 조정 EPS가 1.14달러로 팩트셋 전망치 1.07달러를 웃돌았다.

매출은 61억6천만 달러로 팩트셋 조사치 59억4천만 달러를 넘어섰다.

회사는 올해 EPS 전망치를 4.39~4.49달러로 제시했다.

조정 EPS는 4.81~4.91달러로 예상했다.

팩트셋은 EPS를 4.18달러로, 조정 EPS는 4.65달러로 전망했다.

시가총액 대장주인 애플의 주가는 BMO 캐피털 마켓츠가 투자의견을 하향한 영향으로 내렸다가 0.3% 반등해 마감했다.

BMO의 팀 롱 애널리스트는 애플에 대한 투자의견을 '시장 수익률 상회'에서 '시장 수익률'로 하향했다.

그는 아이폰X 주문 감소에 대한 우려가 있고 지난해 4분기 판매 실적이 약하면 올해 1분기와 그 이후 분기 전망치도 하향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애플의 주가는 지난 12개월 동안 38% 올랐다.

이날 발표된 민간고용이 호조를 보인 데다 고용비용지수는 전년 대비 3년내 최고치로 올라, 물가 상승 압력이 꿈틀대고 있음을 확인해줬다.

미국의 1월 민간부문 고용 증가세가 연말 연휴 쇼핑 시즌에 따른 고용 증가로 시장 예상치를 큰 폭으로 웃돌았다.

ADP 전미고용보고서에 따르면 1월 민간부문 고용 증가는 23만4천 명을 보였다.

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는 19만3천 명이었다.

무디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월 고용 호조는 2018년을 8년째 연간 200만 명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해로 만들 조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미 노동부는 4분기 고용비용지수(ECI)가 0.6%(계절 조정치)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WSJ 조사치도 0.6% 상승이었다.

고용비용지수는 전년 대비 2.6% 상승했다.

이는 2015년 이후 가장 큰 폭이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그레고리 다코 수석 경제학자는 "우리는 물가 상승을 주도하는 요소들을 보기 시작했다"며 이날 지표는 생산성 향상과 물가 상승이 천천히 구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매매 계약에 들어간 펜딩(에스크로 오픈) 주택판매가 3개월 연속 늘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12월 펜딩 주택판매지수가 0.5% 상승한 110.1을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17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WSJ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전월대비 0.5%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12월 펜딩 주택판매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5% 높은 수준을 보였다.

NAR의 로런스 윤 이코노미스트는 "계약 활동이 또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다"며 "이는 주택시장이 올해 초에도 작은 추진력을 받는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연준은 기존 통화정책 경로를 유지하면서 증시가 지난 이틀간의 내림세를 접고 반등했다며 하지만 자꾸 미 국채 장기물 금리가 오르는 것은 계속 신경 쓰이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8.45% 내린 13.54에서 움직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