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기업들이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1~5위를 모두 휩쓰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1996년 코스닥 출범 이후 한 업종 기업이 시가총액 상위 5위를 모두 휩쓴 건 처음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0일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5개사 자리를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신라젠 바이로메드 티슈진 등 바이오 기업이 독차지했다. 시가총액 상위 10개사 중에선 7개가 바이오주였다.

31일에는 티슈진이 5.04% 하락한 여파로 CJ E&M이 다시 시가총액 5위로 올라섰다. 2010년 이후 ‘코스닥 대장주’(시가총액 1위) 자리는 셀트리온이 굳건히 지키는 가운데 2~5위에는 정보기술(IT)과 유통, 호텔·레저,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업종 기업이 포진해 왔다. 2000년대 중반부터 줄곧 상위에 이름을 올린 서울반도체와 포스코ICT, CJ오쇼핑, 파라다이스 등이 대표적이다. 작년 초에도 CJ E&M(2위)과 로엔(4위)이 5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기 시작한 바이오 열풍을 타고 바이오주 강세 속에 ‘쏠림현상’이 심해졌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코스닥지수가 ‘바이오·헬스케어지수화’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0일 기준 상위 5개 바이오사의 시가총액 합계는 74조4646억원에 달했다. 코스닥시장 전체 시가총액(328조593억원)의 22.70%다. 시가총액 상위주지만 제대로 된 투자 정보를 찾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시가총액 3위 기업인 신라젠을 다룬 애널리스트 보고서는 최근 석 달간 단 한 개뿐이다. 같은 기간 CJ E&M 보고서가 60개나 나온 것과 대조적이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바이오 기업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코스닥150지수 등에서 왜곡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