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 활성화 방안의 하나로 탄생하는 KRX300 지수의 구체적인 모습이 드러났지만 편입 종목들은 약세를 보였다. 지난해 말부터 가파르게 오른 코스닥 종목을 중심으로 호재가 선반영되면서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져나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편입된 코스닥 기업 대부분이 대표지수인 코스닥150에 포함된 종목인 만큼 새 지수 발표 효과는 코스닥 종목보다 유가증권시장 중형주에 쏠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코스피·코스닥 통합지수 'KRX300' 편입 수혜주는
◆KRX300 나왔지만 코스닥 약세

KRX300에 편입된 코스닥 대표 종목들은 31일 대체로 약세를 보였다. ‘대장주’ 셀트리온이 3.34% 하락했고, 신라젠(-3.81%) 바이로메드(-8.03%) 포스코켐텍(-3.52%) 등도 부진했다. 대표 종목의 편입 여부가 예상된 일이어서 호재가 주가에 선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날 KRX300에 편입되지 못한 티슈진과 펄어비스는 각각 5.04%, 1.26% 떨어졌다.

한 애널리스트는 “코스닥이 지난해 11월부터 활성화 정책 기대감에 30% 이상 오른 게 가장 큰 부담”이라며 “KRX300 지수 개발 기대에도 차익 실현 물량이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KRX300지수가 코스닥시장에 미치는 효과가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KRX300에 편입된 코스닥 기업 68개 중 66개는 이미 대표 지수인 코스닥150에 포함돼 있다. 송승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표 지수에 편입된 종목에는 이미 패시브 자금이 유입돼 KRX300 편입에 따른 혜택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닥150에 들어 있지 않으면서 KRX300에 포함된 종목은 나이스평가정보와 다우데이타 등 2개에 불과하다. 두 종목도 이날 장 초반 각각 10% 안팎 급등하다가 보합 수준에서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 중형주 주목”

코스닥 대표주보단 유가증권시장 중형주가 KRX300의 수혜주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유가증권시장 중형주들이 KRX300지수에 대거 포함됐기 때문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편입 예정인 시가총액 1조~4조원 사이 중형주는 110개에 이른다. 전체 구성 종목의 36%를 차지한다.

대표 지수인 코스피200에 포함되지 않은 종목이 혜택을 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많다. 메리츠금융지주 DGB금융지주 JB금융지주 코리안리 등 유가증권시장 중형 금융주와 엔에스쇼핑 휠라코리아 등 경기 관련 소비재는 코스피200에 들어 있지 않지만 KRX300에 편입됐다.

평소 거래량이 적은 종목은 지수 추종 자금이 유입되면서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서동균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인덱스 펀드 유입 규모를 예상하기 어렵지만 평균 거래대금이 적은 기업 위주로 일시적인 반등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하루 평균 거래량이 1만 주에 못 미치는 저유동성 종목은 태광산업(하루평균 877주) 영풍(2259주) 롯데칠성(2698주) 롯데푸드(2782주) 등 모두 유가증권시장 중형주였다.

KRX300 편입이 증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했다. 김성훈 한화자산운용 상장지수펀드(ETF)전략팀장은 “KRX300이 기관 등 ‘큰손’ 투자자들이 벤치마크로 삼고 있는 코스피200을 얼마나 대체할지가 관건”이라며 “아직 익숙지 않은 KRX300지수 상품에 자금이 몰리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거래소는 KRX300을 활성화하기 위해 오는 5일 지수가 발표되면 늦어도 3월 말까지는 관련 ETF 상품을 상장한다는 계획이다. KRX300 선물 상장도 예정돼 있다. 차례대로 KRX300 레버리지와 인버스 ETF도 내놓을 예정이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